부동산 유튜버로 비춰보는 데이터의 해석

이런저런 사정이 겹쳐서 근래에 부동산 관련 영상 및 책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약 반년 간 서로 다른 자칭 부동산 전문가들의 주장을 듣다 보니 굉장히 재미있는 데이터 해석 패턴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신뢰할 만한 전문가일수록 더 넓은 맥락에서의 데이터를 보고, 자신의 예측에 대한 한계성을 인지한다는 것이다 최근 5~6년 동안 부동산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고, 그것이 당연한 패턴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그 패턴에 대해서 어떤 데이터를 때려 붙여서 설명을 하든 일단 패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니 누구라도 자신을 "부동산 가격을 예측하는 전문가"라고 설명을 할 수 있었다. 이는 회사의 데이터를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단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 혹은 지속적으로 회사가 망하고 있다면 무슨 데이터를 때려 붙여서 설명을 하든 "말이 된다". 즉, 패턴이 일관적일 때 그 누구라도 그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주장들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더 정확히는, 이 일관된 패턴을 어떻게 하면 연전 시킬 수 있는지 잘 설명하고 실증할 수 있거나, 아니면 언제 패턴이 바뀌는지 예측할 수 있는 주장일 때 그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부동산 ㅈ~ㅗㅓㄴ문가들 중 어떤 사람들이 요번의 급락을 예측했을까? 그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믿음이 가는 사람의 주장과, 믿을 수 있는 주장은 별개이다. 부동산 하락을 예측 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획득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이다. 바로 현상의 복잡성을 인지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의 예측의 한계성과 시나리오에 따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믿음은 가지만 주장이 틀렸던 사람들은 모두 특정 현상이 모두 단 하나, 혹은 두 가지 이유로 일어났다고 매우 심플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주장이 옳았던 사람들은 특정 패턴을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변수뿐만이 아니라, 그 패턴을 만드는 더 큰 패턴과 연관된 변수 또한 참조하여 데이터를 해석하고 현상을 예측 및 설명한다. 예를 들어 많은 부동산 ㅈ~ㅗㅓㄴ문가들이 단순히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 논리를 근거로 하여 부동산 가격 상승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부동산 가격의 silver bullet, 즉 모든 것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변수라 말했다. 하지만 "확신을 할 수 없지만... 전체적인 경제 패턴으로 볼 때 이런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하락할 수도 있어요.. 조심하세요"라고 했던 그 당시의 마이너한 주장의 사람들을 보면(즉 진짜 전문가들), 특정한 현상은 하나의 변수로 설명될 수 없고, 다양한 데이터들, 특히 단순히 특정 도메인(부동산)에 연관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그 도메인이 속한 메타적인 도메인(경제)을 고려하여 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매우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데이터뿐만이 아니라 연관 데이터 또한 참조하고, 여기에 더해서 특정 현상이 사실은 다양한 다른 현상들과 엮여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에 "부동산이 떨어진! 그건 당연해!" 혹은 "부동산이 올라간다! 그건 당연해!"라고 말하기보다는 "이런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이런 것이 확률적으로 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런 변수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유심히 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무엇일까? 개인적인 경험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바로 눈앞에 보이는 데이터, 혹은 자신이 전문가인 도메인의 데이터만 바라보고, 그 데이터를 기준으로 현상을 해석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가가 회사 내부 고객 이벤트 로그 및 상품 데이터만 바라보는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정말로 특정 현상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면, 단순이 우리에게 주어진 데이터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시스템적 사고를 (이게 이렇게 변하면 이것이 이렇게 된다)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화장품 산업에 속한 IT회사에 있다고 단순히 화장품 및 고객 관련 데이터로 왜 우리 회사 영업이익이 떨어지고 있는지 분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거시적인 데이터들, 예를 들어 재무제표, 금리, 부동산 매매건수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보면서 이것들이 어떻게 고객 및 회사와 연관되어 있고, 이 데이터 중 무엇이 변화할 때 그것이 연쇄적인 다른 현상을 일으키는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든다. 데이터를 사용하기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닌가. 너무 복잡하게 가는 것 아닌가. 하지만 회사를 분석한다는 것은 결국 회사의 산업, 고객, 회사 자체, 경제를 전부 어느 정도 이해하여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또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인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다양하게 알아야만 퀄리티 있는 데이터의 활용이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개인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도메인을 기반으로 이해를 넓혀 나아가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여 일종의 공유된 시스템적 이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과적 감성이 아닌 매우 문과적 감성을 포함한 아트라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여기서 개인적인 꿀팁을 더한다면,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호할 때는 내가 당면한 질문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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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4일 오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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