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주년

일work 삶life 공감 아티클 423 오늘은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하고 만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겨울에 하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결혼식 당일 눈이 많이 내릴까 노심초사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혼식 일주일을 남겨두고 전국에 폭설이 내렸기 때문입니다. 처갓집 마당에서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을 만들며 그런 걱정을 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10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 동료로 만나서 연애를 시작하고 9개월만에 결혼했습니다. 아마 결혼식 장소를 원하는 곳으로 더 빠르게 구할 수 있었다면 결혼 날짜는 더 앞당겨졌을 것입니다. 모가 그렇게 급했냐고요? 모르겠습니다.. 운명적 사랑을 느껴서 죽고 못살았던 것도 아니고, 아이를 먼저 갖게 된 것도 아니고, 양가 집안에 그런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신의 섭리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돌이켜보면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다면 둘이 결혼할 수 있었을까 회고하곤 합니다. 알고 지낸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결혼 초반에는 다툼이 조금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말이 많지 않았고, 속 마음을 구구절절히 누구에게 털어놓는 성격이 아닙니다. 아내는 반대로 모든 이야기를 사람과 대화로 풀어야 에너지를 얻는 성향입니다. 서로 다른 성격을 잘 알지 못했던 탓에 서운한 감정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민감한 사안으로 크게 다툰 날에는 아내는 이혼 서류를 출력해서 저에게 던져주기도 했습니다.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지금은 양보하고용서하며 그러려니 살게 되었습니다. 크게 다투게 된 민감한 사안이 뭐냐고요? 그것은 바로 저의 이직 문제였습니다. 가족이라도 직업은 개인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개인의 직업도 가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철저히 가족과 상의하여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전히 상반된 생각이죠? 그래서 크게 충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사회적 기업에 취업하고 싶었는데 아내의 반대로 포기했던 상황도 있고, 구성원 수 20명 미만의 작은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던 상황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성공이고, 실패인지 정확히 가늠할 순 없지만 선택 이후 행복했던 순간도 후회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결혼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내와 직업 문제로 고민과 토론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것이 사람은 쉽게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사다난했지만,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아내는 제 삶의 큰 복이었습니다. 큰 부자가 된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는데 충분한 물리적인 환경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귀하고 복된 아들과 딸을 얻게 되었고, 무엇보다 삶의 중심을 잡아줄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이 정말 감사합니다. 아내가 아니었더라면 지금쯤 세계 유랑을 다니며 어느 길바닥에서 쫄쫄 굶으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나이를 먹고 학교를 다니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 만으로 어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만들어야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배우자 사이에 자녀가 있어야 진짜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과 부대끼며 사는 동안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살 때 배우는 성숙함이 진짜 어른을 만듭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면 좋냐고요? 아니요. 뭐가 그렇게 좋겠습니까. 다만 사랑하며 살 줄아는 어른만 느낄 수 있는 진짜 행복이 따로 있어서 결혼과 가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P.S 아내가 결혼 10주년 기념 성대한 파티는 없냐고 묻네요.. 준비 못 했는데 어떻하죠..? 인생은 고단한 고민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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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5일 오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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