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이민진 작가의 창작법

1. “제 소설은 처음엔 다 쓰레기였어요”, 소설 <파친코>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민진 작가의 말이다. 2. 또한 이민진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소설을 썼다고 해서 저는) 제가 엄청난 대서사시를 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대서사시 같은 역사가 저를 소유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역사와 문화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저로 존재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제 책이 한 세대의 이야기만 담도록 쓰는 것을 상상할 수 없어요” 3. “한편으론 (저의) 관심사가 ‘코리아 디아스포라’로 특정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 주제만큼 강하고 오래 제 흥미를 끄는 것은 없습니다. 19살, (그러니까) 대학생 시절 처음으로 재일한국인의 역사에 관심을 가졌어요” 4. “그때부터 자이니치의 이야기에 끌림을 느꼈고, 끈질기게 연구하고 조사해 갔어요. 제 인생을 소비할 만한 이런 주제를 발견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5. “(이처럼) 저는 오랫동안 역사를 공부했어요. (역사를 공부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억압적인 체계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에 의해, 가난한 사람들은 탐욕과 계급주의 그리고 극단적 자본주의에 의해, 소수자들은 다수에 의해, 아웃사이더(외부인)들은 내부자들에 의해 억압받아왔습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가난한 사람들, 소수자들, 외부인들은 그들을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에 잘 버텨왔어요. 억압에 기꺼이 저항하고 반대하는 그들이 자랑스러워요” 7. “(그렇다고) 희생자들을 미화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저는 상처를 입고 불평등한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역사를 비추어 보아 억압을 마주하더라도, 선함을 유지하고 사랑하고 잘 지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8. “(그런 의미에서, “역사가 우리를 망쳤지만, 상관없다” 등) 제 소설들의 모든 첫 문장은 책 전체를 드러내는 ‘주제문’이에요. (물론) 초고 단계에서 마음에 드는 첫 문장을 쓴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저는 그 첫 문장을 발견하기 위해서 몇 번씩 책을 다시 씁니다. 전통적인 집필 방법은 아니죠” 9. “(이를 위해) 저는 기자처럼 기록하고, 학자처럼 논문을 쓰는 작업 형식을 취해요. 몇 번의 퇴고를 거치면서 조금씩 첫 문장이 두각을 드러내죠. 수많은 시간을 고군분투한 후에야,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지고 제가 가진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오르죠. 그 과정에서 처음 쓴 글이 쓰레기가 되기도 합니다” 10. “(뿐만 아니라) 저는 이야기의 아우트라인(대략 줄거리)을 잡지만 끊임없이 그것을 바꿉니다. 일단 초안을 작성한 후 원고 전체를 다시 또다시 계속 수정해 가죠. 제가 일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방식을 야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지 않아요” 11. “(무튼) 저는 세 가지 일을 모두 해봤기 때문에, 기자처럼 인터뷰하고, 변호사처럼 양쪽의 입장에서 논쟁하고, 학자처럼 기록과 수치를 대조하며 제 가설을 검증합니다. 모든 과정에 더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제가 쓰고 믿는 것을 통해 스스로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12. “(특히) 저는 제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버틸 수 있는 힘 또한 가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재능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단지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려고 해요. 만약 제게 재능이 있다면 제가 하는 일에서 드러나겠지요” 13. “(그리고) 저는 다작하지 않습니다. 많은 작품을 내는 건 제게 중요하지 않아요. (저 스스로가 인정하는 온전한 작품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죠)”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민진 "재능 고민하지 말고, 해야할 일 먼저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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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민진 "재능 고민하지 말고, 해야할 일 먼저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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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9일 오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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