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데 입다 버리지 뭐 - 핀란드에서는 없는 일] 1. 핀란드에는 동네마다 으레 중고가게들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중고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중고거래 결제와 배송을 대행해주는 앱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용됩니다. 거래되는 물건들은 옷에서부터 가구 아기용품 액세서리 등 다양합니다. 2. 놀라운 점은 이들 중고 물건의 퀄리티가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중고 거래라고 하면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는 (운도 좀 따라주어야 하는) 행위인데 반해, 핀란드의 경우 중고거래에서 큰 손해를 볼 일은 딱히 없습니다. 신뢰사회의 힘... 이라고나 할까요. 3. 핀란드 사람들은 새 물건 쇼핑을 그렇게 많이 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동네엔 '유행'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작년에 입던 옷을 올해에도 그대로 입는게 당연하고, 옆집 아이가 무엇을 가졌다고 해서 자신도 그것을 가질 이유가 딱히 없습니다. 새 물건을 꼭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왕이면) 핀란드 현지 사회에 그래도 좀 이바지하는 착한 업체의 물건을 비싼 돈 주고 사서 오래오래 아껴 쓰죠. 4. 핀란드 사람들은 (남녀노소, 소득수준을 막론하고) 물건을 손쉽게 사고 손쉽게 버리는 것을 '사치스러운 행동' '자연을 파괴하는 행동' '생각 없는 행동'이라고 여깁니다. 그 뒤에는 공동체, 평등을 중시하는 핀란드의 교육 이념이 자리잡고 있고요. 한국에서도 점차 환경에 대한 고민, 물건의 가치와 소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이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값진 투자이지 않을까요? 여담 1) 핀란드에서 새 물건을 살 때는 '이게 뭐 이리 비싸?!' 싶다가도, 유행이 없다보니 쇼핑 횟수가 확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진답니다. (그래서 쇼핑에 취미가 있으신 분들은 핀란드로 이민 오면...무척 심심해하신다는 소문이...) 그래서 그런지 뚜렷한 4계절이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집의 옷장은 한국의 그것보다 비교적 작습니다. 업체들도 지극히 실용적이고 보통의 사람들이 소중히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듭니다. 여담 2) 저도 이곳에 살면서 중고가게를 애용하는 편입니다. 핀란드 살면서 남이 입던 옷, 남이 쓰던 가구에 대한 불편함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죠. 구매한 중고 물건들의 퀄리티가 안정적이다 보니 '다들 물건을 참 소중히 쓰는구나 - 나도 소중히 써다가 다른 사람에게 또 물려주어야지'라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싼데 입다 버리지 뭐' 핀란드에서는 없는 일

오마이뉴스

'싼데 입다 버리지 뭐' 핀란드에서는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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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0일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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