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프로듀서의 2014년 인터뷰를 봤다. 현재의 JYP엔터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고있는 우리는, 약 10년전 인터뷰에서 성장에 대한 그의 고민과 사업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당시 JYP엔터가 선택한 것은 멀티 레이블 체제인데 이는 사업별 조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조직 구조에는 크게 기능별 조직과 사업별 조직이 있는데 기능별 조직은 하나의 거대한 태스크를 조직 전체가 소화하며 부서별 전문성이 깊어지고 기능의 분산을 막는다는 점에서 리소스를 절약해 효율적이다. 수평적 조직은 분권적 형태로 각부서의 책임소재가 명확하고 독립적이며 의사결정과 행동이 빠르다. 각자의 장점은 상대방의 단점이기도 하다. IP기업에 사업별 조직구조를 적용하면 사내에 여러개 IP홀더(음악 산업에서는 레이블)를 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다. 많은 글로벌 IP기업이 활용하는 조직구조다. 꼭 사내 조직이 아니더라도 모회사를 중심으로 여러 IP스튜디오를 자회사로 두는 형태도 있다. 대표적인것이 디즈니, MS의 엑스박스 스튜디오, 유니버설 등이고 유니레버, P&G, 로레알 같은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멀티브랜드 전략 역시 이와 같은 구조다. JYP엔터는 국내에도 이와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 발전시켜 1,500억원 수준이던 JYP의 시총은 현재 2.5조가 되었다(물론 이것만이 이유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변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후 하이브는 빅히트를 포함해 여러 레이블을 자회사로두는 좀 더 명확한 형태의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했고 거기에서 르세라핌이나 뉴진스같은 대형 신인이 데뷔했다. 최근 행동주의 이슈가 있었던 에스엠이 멀티 프로듀싱을 도입한 것도 이런 흐름에 부합한다. 즉 멀티 IP 전략이 IP기업의 시스템을 갖추고 장기적인 사업 영속성을 갖게하는 핵심인 셈이다. —————— "시가총액 1조를 넘으려면 무조건 대량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어야한다. 한해에 12개 이상의 앨범을 낼 수 없다. 그런 구조로는 1조를 넘을 수가 없다. 반면 미국 4대 음반사는 모두 퍼블리싱 회사를 가지고 있다. 유니버설 뮤직은 유니버설 퍼블리싱이 있고, 워너 뮤직은 워너 퍼블리싱이 있다. 또한 각각 소속 레이블이 10개가 넘어 대량생산을 하고 있다. JYP는 빅히트와같은 레이블도 실험하면서 한쪽으로는 퍼블리싱도 키웠다. 한국에서 퍼블리싱을 갖춘 회사는 JYP가 유일한걸로 알고 있다. 이런 과정은 쉽게말해 '여러명의 박진영'을 두는 작업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애플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걸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한명의 '감'으로 회사가 운영되는게 아니라고 깨달았다. 대량의 레이블을 갖추고 퍼블리싱 회사를 만드는게 옳다. 지난 3년간 JYP는 나 혼자의 머리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다.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것이 잘못되면 그 시스템을 보완했다. 중요한건 시스템이다."

IP기업의 가치를 바꾸는 멀티 IP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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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기업의 가치를 바꾸는 멀티 IP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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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7일 오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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