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버스백맨
리서처 앤 라이터
버틴다고 하면 저는 반문했습니다. 왜 버티려는 건데? 누굴 위해서 버티려는 건데? 마치 용기가 부족하거나 문제에 맞서는 대신 회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읽다가 그 생각을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버틴다는 것은 문제에 맞서는 한 가지 방식이며, 정적인 것이 아니라 부단히 노력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그런데 버틴다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그것이 굴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버틴다는 것은 그저 말없이 순종만 하는 수동적인 상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 누워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는 게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버틴다는 것은 내적으로는 들끓어 오르는 분노가 모멸감, 부당함 등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외부에서 주어진 기대 행동에 나를 맞추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하는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버틴다는 것은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아내는 것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떤 것을 이루는 과정에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일의 의미와 절박성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필요한 것들을 재정비하며 결국은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므로 버티어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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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9일 오전 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