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업계에서 업력이 높으면서도 늘 공부하시고 실험하시는 개발자 출신 전문가 분과 ChatGPT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MS가 원래 독점 때문에 사업부가 각자 회사로 다 나눠질뻔 한 회사잖아요"라는 말을 듣고 '그랬지-'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MS가 3개의 레이어를 기반으로 AI 업계를 꽉 잡게 되었다고 정리가 되더라고요. 하나는 소비자향 서비스 레이어입니다. MS가 ChatGPT를 적용해 빙챗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되었죠. 오늘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아침에는 빙챗(Bing Chat)에 광고를 붙일 것이라는 소식도 전했어요. 사실 지금까지 채팅창에 광고를 붙여서 일반 검색과 비교하여 크게 효과를 본 서비스는 없었어요. 솔직히 MS는 이것이 잘 되든 안 되든 회사 전체 입장에서는 수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요. 메인 수익모델이 기업 라이선싱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때 구글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구글은 MS의 도전장에 대응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고(아니면 대중에게 '기술이 없는 건가, 역량이 안 되는 건가' 등의 눈초리를 받게 마련이니까요), 그렇다고 채팅 서비스로 대응을 하면 광고를 붙였을 때 기존 구글 검색보다 효과가 있지 않습니다. 구글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이고요. 더불어서 쿼리 비용도 급상승합니다. 즉 비용은 늘고 매출은 줄어들게 됩니다. 아까 말했듯이 그렇다고 대응을 안할 수 없고요. 그런데 MS는 오래 준비를 해서 판을 깔고 지금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어서 구글이 무엇을 발표해도 마치 재를 뿌리듯 새로운 AI 기능을 출시하거나 다른 일을 벌입니다. 다른 하나는 클라우드입니다. 이전에도 소식을 한번 전했는데 MS는 오픈AI에 투자를 했을 뿐만 아니라 GPT 모델을 독점 라이선싱했습니다. 그래서 PaaS의 경우 GPT-3는 MS 애저만 적용하고 있어요. AWS는 GPT-2를 씁니다. IaaS 분야는 요즘 기업들의 긴축 재정으로 함께 조금은 수그러든 분위기인데요. 그랬을 때 클라우드 업계에서 부동의 1위일 것 같던 AWS도 영원해 보이지는 않아요. 마지막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입니다. MS는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칩 3만 개로 돌리는 대규모 AI 모델을 제공하고 있어요. 오라클도 곧 엔비디아 칩을 설치해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합니다(가격경쟁력을 강조하겠지요). 지금으로선 MS가 발빨랐고 오픈AI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으므로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빅테크 중 요즘 MS만큼 함박웃음 짓는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MS는 독점왕이었어요. 서비스, 기술은 기본적으로 보유했지만 시장 전략과 미디어 전략까지 구사하기 위해 거대한 판을 짰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트렌드를 하나하나 쫓다보면 큰 그림을 놓치기 쉬운데 오늘 업계에서 오래 계신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리가 조금 되는 것 같았어요. 그 분은 요즘 구글을 보며 모토로라와 노키아 생각이 난다고 하더라고요.IT 업계를 포함해 어떤 산업이든지 기업의 흥망성쇠는 돌고 돌게 마련이지만 요즘 특히 더 그런 소회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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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31일 오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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