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로운 관계와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말이지요> 1. 어쩌면 우리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노력하라’는 가르침의 희생양으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2. ‘습관이 몸에 배다’라는 말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습관에 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말이다. 3. 흔히 우리는 습관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맥락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착각한다. 습관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반복하는 행위가 아니다.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에 반복하는 행위가 습관이다. 4. (따라서) 습관은 철저하게 시간과 공간이라는 맥락의 지배를 받는다. 5. (그런 의미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이란, 공부를 위한 나만의 시간과 장소가 있는 사람이다. 공부하는 습관을 갖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간절한 소원을 이뤄드리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방에 감금한 채 자괴감에 몸부림치는 존재가 아니라, 일정한 시간에 동네 카페나 독서실로 무심하게 떠날 줄 아는 사람들이다. 6. 공간은 특정 행동을 자동적으로 유도하는 자동항법장치와 같다. 술집에만 가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골프장에만 가면 시가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 평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묘하게 그곳에만 가면 담배 생각이 난다는 사람들이다. 7. 실제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망이 언제 어디서 생겨나는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담배를 판매하는 장소에 갔을 때 흡연 욕구를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 욕망도 공간의 산물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8.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2주 동안 한국인의 행복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가장 큰 하락이다. 행복도 하락의 원인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탓도 있겠지만, 습관의 두 기둥인 공간과 시간이 일순간 사라졌기 때문이다. 9. 카페가 사라졌고 체육관이 사라졌으며, 친구들과의 저녁이 사라졌다. 한마디로 습관이 사라진 것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로 가던 행위가 사라지자 우리 마음이 힘들었던 것이다. 10.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볼 좋은 계절이 왔다. 이제껏 새로운 결심만 해왔다면 새로운 공간을 모색해볼 차례다. 자신을 변화시켜줄 사람과 공간의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 볼 시간이다.

[마음 읽기] 습관은 공간에 밴다

중앙일보

[마음 읽기] 습관은 공간에 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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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4일 오전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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