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않는 대시보드 만들기(원인편)

회사에서 데이터 업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요청들을 받게 됩니다. 그중에서는 간혹 힘이 빠지는 업무를 요청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데이터를 보는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우선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막연한 배경이 있습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데이터 팀에게 대시보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데이터를 뽑기 전에 이 데이터를 활용해야 할 목적도 같이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일단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게"라는 것은 한두 달 뒤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대시보드로 향하는 시그널입니다.


가령, 구매전환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고 하면 기존 구매전환율을 확인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 어느 정도 수준까지 높여야 하는지 혹은 한계가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략적인 목표치도 정하는 게 데이터를 추출하는 입장에선 이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 당위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대시보드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경우.

의외지만 대시보드 자체의 러닝 커브가 있는 경우에도 데이터를 보지 않게 됩니다. 태블로 tableau는 기능면에서는 훌륭할 수 있지만 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별도 비싼 라이선스도 필요하고 대시보드 권한 설정도 해야 하는 등 다소 번거로운 과정들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힘들게 봐야 하는 경험이 쌓이다 보면 결국 아무도 보지 않는 대시보드가 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구글 스프레드시트(혹은 엑셀)"만큼 접근성이 가장 좋은 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사용자들을 관찰해보면 최종적으로 엑셀로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처음부터 엑셀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도 유저입장에서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엑셀로 만든 대시보드들이 유저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3/ 목표를 달성한 경우.

끝으로 목표치를 달성하여서 더 이상 지표를 보지 않는 경우입니다. 가장 환영받아야 하는 케이스입니다. 이제 대시보드의 역할은 모두 다한 경우입니다. 앞으로 목표가 계속해서 이루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이제 이 대시보드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줄어들 것이고 나중에 다시 필요할 때 살펴봐도 늦지 않습니다.


글을 정리를 하면 당연하게도 아무도 보지 않는 대시보드를 만드는 것은 귀한 DA의 리소스를 낭비하는 것입니다. 자주 인용되는 김춘수의 꽃이 생각납니다. 데이터 또한 누군가가 봐줄 때 그제야 살아나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항상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이고 수명이 다할 때 가지만큼은 값진 의미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시보드를 안 보는 이유들은 위에 언급한 3가지 말고도 훨씬 더 많이 있을 것 같네요. 다음 글에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대시보드를 어떻게 관리하고 액션 했는지를 공유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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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5일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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