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저같은 사람 또 있을까요..?

2022년 12월 03일조회 1,131

경력이라 하기엔 애매한 경력을 갖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너무 오래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아는 개발자가 없으니 이런 얘기를 나눠볼 사람이 없어 여기다 주저리주저리 하러 왔네요. 저는 원래 국비지원으로 웹디, 퍼블리싱 교육을 약 반년동안 받고 퍼블리셔로 취업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수료 직후 코딩에 더 욕심이 생겨 프론트엔드 개발쪽으로 더 공부를 하고 싶었고, 그에 대해 알아보던 중 국민취업제도와 연계된 채용 시스템이 있길래 반신반의로 어떤 회사의 프론트엔드 겸 퍼블리셔 직무에 지원하여 면접을 봤습니다. 회사에서 정해준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프로젝트 발표를 했고, 질의응답은 7분만에 끝나버렸습니다. 개발 쪽으론 준비가 거의 안 돼있던 상태여서 면접때 개발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만약 그 회사에 가게 되더라도 퍼블리싱만 하게 될거라고 하더군요. 처음엔 당연히 불합격일줄 알았으나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면접 때를 생각하면 뭔가 찝찝했지만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으니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근무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막상 하게된 회사생활은 생각과 많이 다르더군요. 인수인계는 5분만에 끝나고, 처음 맡은 일은 기획 쪽이었고, 같은 직무에서 사수 없이 신입 동료만 한명, 협업할 동료들도 거의 신입, 모든 직무에서 중간 관리자 없음 ... 30명이 넘는 스타트업이라 이 정도일 줄 몰랐었죠. 원래는 IT 쪽이 아닌 직무에서 일을 했었어서 첫 회사는 아니었는데, 제가 알고있는 회사의 개념과 많이 달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한테 일 미루는거 싫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어떻게든 끝까지 해냈어야 했어서 어떤 일을 주더라도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 해본 일이었지만 항상 문제없이 일을 마쳤고요. 그러다 손이 부족하다해서 React를 사용한 동적 페이지의 화면기획, 디자인, 개발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젝트에서 저 혼자요. 경험이 없던 저로서는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기술 개발자 빼고는 대표랑 저랑 단둘이 하는 프로젝트였기도 했고, 저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봐요. 의외로 별일없이 잘 끝내긴 했습니다. 주말 근무에, 밤을 새고, 눈뜨자마자 에러 픽스하느라 힘들었지만.. 잘 마무리 됐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때가 입사 3개월차 접어들 때 였는데... 그때부터 저는 회사에서 개발되는 모든 웹페이지 개발에 다 참여하게 됐습니다. 거기다 제 일이 아닌데도 웹이랑 관련만 돼있다 싶으면 다 저한테 준다던지, 런칭 바로 전날 디자인을 전달해주거나, 간단한거니까 디자인 없이 개발해달라고 하는 비상식적인 요구도 다 받아서 일했습니다. 잘하고 싶었으니까요. 모든 사원이 계약직으로 입사해야 했기에 저도 계약직이었고, 주니어는 무조건 6개월 계약직 후 정규직 협의를 했어야 했습니다. 제가 열심히 한 걸 알아줄 줄 알았는데 더 열심히 안하면 정규직 제안 안하겠다고 마지막까지 가스라이팅하던 대표.... 그래서 조직장이 저한테 더 잘해준 것 같네요. 저는 계약만료 한달 전에 만료되면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직장이 지금까지 한게 아깝지 않냐고 하더군요.. 당연히 아까웠지만 심신이 지쳐 더 다니지 못하겠더라구요. 막바지 한달 동안은 밤낮없이, 주말없이 일했고 마지막 날까지 일하다가 퇴사했습니다. 6개월동안 기획부터 배포까지 깊진 않지만 농도 짙게 많은 일을 했어서 이직이 어렵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와서 이직준비를 하다보니 제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이직에 도움이 될만한 일이 아니라고 느껴지더라고요. 왜냐면 회사의 마인드 자체가 '원하는 동작만 되면 끝이다' 라서 그 안에서 어떤 기술을 쓰고, 파일을 어떻게 관리하고, 테스트를 해서 안정적으로 웹이 운용되는 것 등 모든게 관심 밖이었거든요. 시간도 여유롭게 있었던 게 아니라서 저 또한 일단 동작되게 하는게 먼저였고, 최적화나 테스트같은 건 해볼 꿈도 못꿨죠. 엉망인걸 알았지만 다음 일을 하느라 되돌아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대부분 그 안에 있죠. 최적화를 해본 경험이 있는지, 테스트를 해봤는지, 효율적으로 기능을 구현하는지 ... 저랑은 거리가 너무 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저는 대체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탄탄하게 뒷받침 해줄 것 같았던 6개월의 기간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고, 자신감도 점점 없어지네요. 저는 지금부터 뭘 하면 좋을까요 ...? 실컷 쓰고나니 그냥 하소연 같네용 ㅎㅎ 너무 길어서 다 읽어주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그냥 너무 감사합니다 .... 날씨도 추운데 다들 감기, 코로나 조심하시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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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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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라면 질문 작성자님의 돌파해내는 능력을 크게 볼 것 같아요. 신입 레벨에서 테스팅, 최적화를 해본 경험을 요구하는건 저는 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성자님께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 노력들, 불합리한 곳이었지만 그 안에서 책임를 다 하기 위해 몰두했던 시간들, 그리고 막막하지만 무려 거의 5개월이나 버티신 끈기. 모두 다른 어떤 신입 개발자와 견주어도 작성자님처럼 고생하고 이겨낸 경험은 없으실거에요. 저는 진게 아니라 이겨내신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여기에서 배울 것은 없다고 판단하고 스스로의 의지로 더 나은 성장을 위해 그만 두신 거니까요. 지금의 시간이 어디 가지 않을겁니다. 이번 5개월간 내가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시도를 했는지 충분히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러면 지금 허탈한 감정에 의해 가려져있던 나의 성장이 보일 거에요. 혼자서 그렇게까지 하셨다는건 정말 대단한거에요. 포기하지 않으셨잖아요. 이 경험으로 다음엔 더 잘 정리하고 어필하셔서 더 좋은 곳에 가실 수 있으실 겁니다. 결국 어떤 실패든 배울 수 있는 게 있으니까요.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가 될수도 있고, “주변이 어렵더라도 나는 이렇게 해야겠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많이 가져가세요 :)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며 회사들에 안맞다고 느끼시는 부분에 조금 제 의견 남기자면, 세상에는 정말 많은 회사가 있고, 모두 원하는 요구사항이 다릅니다. 비록 저도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저도 취업할때도 많이 떨어졌고 첫 이직할 때에도 많이 떨어졌고, 가장 최근 이직할 때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내가 했던 경험과 나만의 장점을 정말 크게 필요로 하는 곳은 꼭 있더라구요. 분명 작성자님이라는 퍼즐조각을 필요로하는 회사가 꼭 있을 것입니다.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내가 별모양인지 세모모양인지 원인지 알아야 나라는 조각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고 그 조각을 필요로 하던 회사가 제대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저도 첫번째 이직까지는 왜 이렇게 떨어질까. 나라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걸까?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개발자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전 회사 퇴사 후 내가 무엇을 해 왔고 할 수 있는지 충분히 회고하였고, 그 후 이직에서 탈락에 더 이상 자존감이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슬프기는 했지만요.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회사는 제가 가더라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나를 다른 모양에 우겨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상심이 큰 겨울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면서 재로 남은 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무엇을 배웠는지 충분히 곱씹어보세요. 들여다 보는 것은 아프고 속 쓰립니다. 내가 거길 들어간 것이 잘못인가? 부터 시작해서 내가 바꿀 수 있는것은 없었나? 나는 충분히 시도를 해 보았는가? 그럼에도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충분히 들여다보게되면 분명 그 재는 양분이 되어 다음 봄에 또 새로운 열정을 피워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크고 작은 실패들을 누구나 겪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은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길을 잘 못 든것 같다면 새 길을 찾거나 돌고 돌아 합류하면 됩니다.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는 것입니다. 작성자님의 다음 봄이 저는 기다려집니다 :) 부디 너무 춥지 않은 겨울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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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공감이 됩니다!! 스타트업으로 입사를 했는데 회사 체계가 엉망인 회사로 입사했다는 말씀이군요~ 현타도 오고 번아웃도....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 회사 찾기 전에 재 충전부터 하면서 여행도 다녀오시고 가벼운 운동도 하고 그동안 밀렸던 잠도.. 포트폴리오 점검도 하시고 준비하는 기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경험을 하셨기에 다음 회사 갈때 큰 도움이 될거에요. 면접때 꼭 하고 싶은 말 다 하시구요. 꼼꼼하게 다 물어보세요. 그리고 아직 경력이 많지 않으니까 꼭 인턴 기간이 있어야 된다고 말해보세요. 그 기간동안 서로 좀 알아야 되고 마음에 안들은 것 들이나 이전 저런 얘기도 미리 말해보세요. 어쨌든 좋은 경험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힘내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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