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부 해야하는 직업에 대한 부담감

음, 타당한 고민입니다. 적잖은 부분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사고이죠. 그런데 한편, "평생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은 뭐가 있나 고민해보면, 딱히 그런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한의학 같은 분야는, 한의사가 무르익으면, 그러니까 어느정도 충분한 지식을 쌓으면 더 배우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단계까지 가기가 너무 힘들것 같다는 추측이 들기는 합니다. 개발은 늘 새로운게 튀어나오고 배우고 지나가고 잊혀지고 하는 싸이클이 빠른 것 같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몰라도 되는 것들입니다. 아니면 알아도 한 때만 알아도 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요즈음에 몇 년은 리액트를 꼭 알아야 프론트엔드 일을 하는 데에 필수겠지만, 당장 5년만 지나도 지금 같은 중요도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뭔가 또 새로운 게 나와서 그 자리를 차지하겠죠. 한창 때인 분들이야,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억측이냐, 헛소리다 하겠지만, 이바닥 노인네들은 무슨 얘기하는 건지 다 알 겁니다. 경험으로 그런 싸이클을 겪어왔기 때문이죠. 암튼, 만약, 새로 늘 뭔가를 배워야 하는 게 고통이라면 고통이고 부담이라면 부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오히려 주니어 입장에서는 장점입니다. 늘 고인물만 있고, 예전 지식을 오래 탄탄히 잘 쌓은 사람만 잘 나간다면, 새로운 피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겁니다. 새로운 기술과 방향이 자꾸 나타나줘야 젊은 피의 힘이 세지는 기회도 오고 그러는 거죠. 사실 자꾸 배워야 하는 부담은 오랜 경력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거지, 주니어 된 입장에는 기회의 장입니다. 한편, 오랜 경력자들은 자꾸 뭘 배우는 훈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새로운 뭔가를 배우는데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훈련이 되어있으니까요. 대신 나이가 들면서 유연함이 떨어져서 똔똔정도가 될 수도 있고, 훈련이 덜 된 사람은 점점 도태되고 하는 거죠. 요약하면,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을 찾는 건, "그저 당신이 더 공부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에서 나온 환상일 뿐이다라고 적어볼게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육체노동을 하면 더 공부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죠. 과연 정말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뭔가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버스,트럭,트레일러 면허를 따두었습니다. ㅋㅋㅋㅋ 화물기사가 되면 어쩌면 단순하게 일할 수 있으려나요? 정작 그분들의 고통이 있겠죠. 희망을 적어보자면, 경험이 쌓이면, 새로운 거 배우는 데 그렇게 큰 노력이 들지 않아 부담이 적어진다고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예요. 처음처럼 힘들지는 않으니 걱정말라는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