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3~4년차 프론트 개발자이고 작년 말에 b2b 스타트업으로 이직하여 약 4개월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 직장은 이커머스 업계였고 주로 백오피스 쪽 개발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이전 회사는 인턴십으로 입사했고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뭐든지 흡수하고 빠르게 배우는 진공청소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떻게든 정규직으로 전환되고픈 절박함 때문이었는지 퇴근하고 나면 JS 코어 이론이나 궁금했던 브라우저 관련 지식들을 닥치는대로 검색하면서 정리했습니다. 심지어 아침에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구독한 아티클을 틈틈이 읽으면서 나름 트렌드를 익히고 공부했었죠. 배운 지식을 그대로 개발에 쉽게 활용할 수 있었던 환경 덕분이었는지 나름 재밌었던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직장을 옮기고 나서부터 그저 무기력할 뿐입니다. 처음 여기 면접보았을 때는 이미 출시한 프로덕트가 있다고 들었고 나름 현실적인 수요층이 있는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스타트업에서 제대로 성장해보자고 결심하고 헤드헌터, 전 직장동료들과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기로 이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프론트 개발팀은 전부 주니어 개발자들로만 있었고 심지어 제가 2순위로 연차가 높은, 말그대로 제가 믿고 따를 사수가 없어서 조금 불안하더군요 게다가 2달을 주기로 고객들을 대상으로 릴리즈 오픈을 하는데 2달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기획팀에서 정책을 내놓는 일정이 늦춰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정책과 API가 개발될 때까지 한달 동안 붕 떠있다가 나머지 한달 내내 야근을 하면서 벼락치기 식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팀 인원이 5명도 되지 않은데 몇 십개의 페이지들을 한달 안에 개발하고 QA까지 진행해야 하니 시간에 쫓기면서 결과물이 나오도록 짜집기식으로 페이지를 만들게 되더군요. 게다가 오픈일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갑자기 추가로 개발할 페이지들이 있다고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고 계속 결론이 나지 않는 리뷰 회의에 들어갔다 오면 어느새 2~3시간 지나서 개발할 시간이 부족해지곤 합니다. 그러다 과연 이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해도 과연 타사들과 경쟁할 정도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 들었고 솔직히 이 프로덕트에 믿음이 가지 않더군요. 다들 퇴사하고 싶다거나 회사 욕을 하는 등의 부정적인 얘기들이 뒤에서 자주 오가고(지난 주에 한 분이 나갔는데 이게 도미노의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저조차 여기서는 도저히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여기 1년을 채워서 근무해서 남을게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적으로 매우 지쳐서 최근에는 제가 왜 개발자가 되었는지와 월급을 받아가면서 무엇을 추구하려는지에 대해서 자주 고민하고 있고 이참에 개발 직무 자체를 포기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사실 성장할 의지도 거의 없고 그저 퇴근하면 개발 관련된건 아무 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앉아있어도 집중도 잘 안되고 개발하려고 고민한다면 어느새 1시간이 지나있곤 해서 "내가 이것 밖에 안되는건가?"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서 제 경력에 대해서 자책하기도 하고 심지어 최근에는 하도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다보니 한달 근무시간이 200시간을 넘겨서 강제로 퇴근한 적도 있는데 제가 일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는게 아닌가라는 불안감도 생겼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거나 가졌던 분들이 계시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짚어주신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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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답변
일단 번아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번아웃이라고 논하기엔 기간도 짧은 편이고 다른 정황으로 미루어보아도 그냥 보편적인 스트레스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번아웃은 피로감때문에 열정을 잃어버리는 걸 의미하는데 지금 느끼시는 것들은 오히려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데 열정을 쏟을 수 없는 조직이라 느끼는 감정들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이직 당시 원하던 건 폭발적인 성장이었는데 성장의 수준이 높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들었으니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곳에서도 200시간이나 일을 하실 수 있는 것을 보니 열정을 쏟을 수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불을 붙일 준비가 된 분이라고 보입니다. 다만 상황이 너무 이상한 것 뿐이죠. 번아웃이라기보단 이대로 가다간 이도저도 안될 거 같다는 불안감인 거 같아요. 원래 사람은 심적으로 몰리면 의지도 꺾이고 의욕도 잃곤 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조직을 다시 찾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작성자님께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도 배울 점과 성장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없고, 비교적 체계도 없고, 일단 빨리빨리 일을 쳐내야 하고, 믿고 따를 사수도 없고.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그런 환경이기에 해볼 수 있는 경험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글을 쓰신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아마 그런 환경이 작성자님께는 맞지 않는 환경인 거죠. 흔히 채용 과정을 소개팅에 비유하곤 하잖아요. 누군가에겐 최고의 인재가 누군가에겐 모난 돌일 수도 있구요. 저는 현재 조직에서 대단히 인정 받고 있고 저 또한 업무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럴 수 있는 이유 중에 꽤나 큰 부분은 현 조직의 소위 '스타트업스러움' 에서 기인합니다. 좋은 부분도 있고 나쁜 부분도 있죠. 중요한 건 그게 저와 제 팀에 맞는 옷이라는 겁니다. 저 또한 꽤 많은 팀에 맞지 않는 사람일 거예요. 요즘 채용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섣불리 퇴사하라는 무책임한 말씀은 드리지 못하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다시 맞는 조직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시작하길 추천드립니다. 감히 추정컨대 번아웃이 아니라 오히려 개발에 열정을 불사르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슬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분명 나에게 필요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조직은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불안감이 커진다면 번아웃 초기 증상일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해 괴롭히며 업무를 진행하면 이게 무슨 의민가..싶을거예요. 전문가를 찾아아 보세요. 별일 아닌듯 넘기면 나중에 터집니다.
번아웃이 오실 수 있는 전조증상이라고 생각해요. 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으시기 때문에 아직 번아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회사에서 계속 똑같은 일이 반복되게 된다면 더 큰 번아웃이 오실 것 같습니다. 이제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시기에 더 재밌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개발을 원하셧을 것이고 그런 환경을 기대하고 오셨을텐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 무기력해지시는 것 같아요. 새로운 곳을 컨택해보고 준비해보시는 것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원래의 열정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 같고,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되신 부분을 적용해서 더 좋은 곳을 선택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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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이러한 증상들은 일명 '번아웃'이라고 불리는 직업적 소진 상태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번아웃은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며, 감정적으로 지치거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으며, 작업 효율성도 저하되는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여기에는 업무 자체에 대한 관심감소, 무기력함, 활력의 부재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경우 많은 양의 작업, 시간 압박, 좋지 않은 사회환경 등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정신적 혹은 정서적으로 지친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느낄 때 대부분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환경에 따른 결과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럴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입니다.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심리적 지원을 찾는 법 등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건강이 악화되거나 의욕이 감소하는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도 방법인데, 심리상담사, 코치 등의 도움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적인 공부나 업무에만 집중하지 말고 개인적인 휴식 시간이나 취미를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것들은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동시에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느낀다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신의 경력과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다른 기회를 찾아보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단, 어떤 결정을 내리든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해보세요. 급한 결정은 종종 후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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