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가 멋지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

“자, 여기가 우리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양 대표가 자랑스럽게 자신의 서재를 소개했다. 주얼리 사업으로 자리잡은 양 대표가 친한 지인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며 나와 몇몇을 집으로 초대해준 덕분에, 우리는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집안 곳곳을 구경하고 있었던 중이었다.


그 중에서도 서재는 정말 눈에 띄었다. 양 대표의 서재에는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많은 책이 꽂혀있었고, 그와 잘 어울리는 향기를 풍기는 녹색식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시냇물 소리가 나는 분수대가 눈길을 확 끌었으며,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서재의 분위기를 한껏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정말 멋지네요? 언제부터 이렇게 꾸미신 거예요?”

내가 물었다.


“오래 됐지요. 한 20년 되었을 거예요. 저는 결혼해도 자신만의 공간은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저만의 공간으로 서재를 꾸몄어요. 책 읽고 업무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식물도 키우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저는 많은 것을 여기서 합니다.”

양 대표가 흐뭇한 표정으로 답했다.


“정말 멋져요. 이렇게 멋진 서재는 처음 봤어요.”

다들 감탄하며 말했다.


“하지만 겉모습이 다가 아니에요. 이 서재를 제가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저만의 보물창고인 이유 말이죠.”

양 대표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꽂힌 책들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시겠어요?”

양 대표가 책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같은 종류별로 책이 모여있네요?”

“좋은 책이 많네요. 그런데 처음 보는 책들도 좀 있고요.”

각각의 감상이 이어졌고, 우리는 눈빛으로 양 대표의 답변을 재촉했다.


“맞습니다. 같은 주제별로 책을 모아뒀어요. 대신 철저히 분류를 해뒀습니다. 제가 읽고 최고로 좋았던 책들만 같은 주제별로 모아서 꽂아둔 거예요. 읽었는데 별 감흥이 없었던 책은 다 치워버렸습니다. 이 책장은 제가 보장하는, 정말 좋은 책들로만 채워져 있는 거예요. 그러니 혹 궁금한 분야가 있다면, 여기 꽂혀있는 책 중 아무거나 꺼내 읽으셔도 대만족하실 겁니다.”

양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아… 이 책들을 모두 읽으신 거예요? 그럼 안 읽으신 책은 없나요?”

“안 읽은 책은 저쪽 멀리 있는 책장에 꽂아둡니다. 그리고 한 권 한 권 읽으면서 좋은 책은 이 쪽으로 옮기고, 안 좋은 책은 치우고 그러죠.”

“그렇군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양 대표가 자신의 서재에 대해 충분히 자부할 만했다.


자신만의 공간은 정말 중요하다. 가장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며 치열한 생존전략과 경쟁력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재가 필요하다. 꼭 호화롭게 꾸밀 필요는 없다. 크든 작든, 화려하든 수수하든, 책이 많든 적든 자신이 가장 편안히 사색에 빠질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 대단한 심리적 자산이 된다.


성공하는 사람은 서재를 꾸민다.

자신에게 꼭 맞는 그 공간이 경쟁력의 원천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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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5일 오전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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