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Z들에게 한국어는 ‘판타지 언어’라고 합니다

1.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교내 외국어 교육 기관인 ‘랭귀지 센터’의 12번째 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 랭귀지 센터는 옥스퍼드대 학생과 교직원, 일반인의 학문·비즈니스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곳으로 매년 수천 명이 어학을 배운다.

3. 센터에서 쓰일 한국어 교재는 ‘조지은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과 교수’가 집필하고 있다. 조지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껏 옥스퍼드대가 채택한 외국어는 학생과 교직원의 생활권에 속한 유럽 국가나 학문·비즈니스 차원에서 필요한 국가 위주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순수하게 영국 MZ세대 수요가 높아 채택됐어요. 이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4.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요즘) 영국 MZ세대에게 한국어는 이른바 ‘판타지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 학생들에겐 한국어는 ‘세련되고 쿨하다’는 느낌이 드는 언어입니다. (K-팝, K-콘텐츠의 열풍으로) ‘한국어 판타지’가 생긴 것이죠”

5.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영국 초·중·고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정규 과목도 아닌 한국어를 방과 후에 가르치는 학교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교육 당국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서였죠”

6. “(그렇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2022년 45개, 작년 68개 등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 추세입니다”

7. “(사실) 영국 교육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학생들이 외국어를 배우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에요. 영어를 쓰는 데다 인공지능 번역 프로그램까지 쏟아지니 굳이 외국어 공부를 안 하려고 하죠. 그런데 학생들이 한국어는 알아서 공부하니 (교육 당국이나 학교 입장에선) 신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8. “(참고로 저는) 올해 영국 교육부 의뢰로 관련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연구 과제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기를 분석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영국인 130명을 인터뷰했습니다”

9. “에든버러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K-팝 팬도 아니고, K-드라마는 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한국을 막연히 동경하며 한국어를 배우려 했습니다. (한국 콘텐츠를 경험한 적이 없음에도) 한류를 즐기는 영국 MZ세대 분위기에 휩쓸려 ‘한국어 판타지’를 갖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0.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난민으로 영국에 정착한 학생은 ‘소속감’을 찾으려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답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K-팝 팬’으로 활동하며 잃어버린 소속감을 찾았다는 것이었죠”

11. “(일각에선 한류 열풍이 잦아들고 있다고 말하지만 저는) 한류가 시들해져도 한국어는 남을 것이라고 봅니다. 1970~1980년대 세계적으로 일본 만화 붐이 일었을 때 일본어 배운 외국인들이 넘쳐났죠. 이후, 일본 만화 붐은 잦아들었지만 이들이 일본 문화를 자기들 언어로 번역해 쌓아놓은 유산은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게 아직도 재생됩니다”

12. “한류가 주춤해도 지금 한국어를 배우는 MZ세대들이 쌓은 유산은 남을 겁니다. 이들이 사회 주류가 되는 시점에 두 번째 한류 열풍이 불 수도 있고요”

[단독] "英 MZ들에 한국어는 판타지"... 옥스퍼드대, 외국어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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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英 MZ들에 한국어는 판타지"... 옥스퍼드대, 외국어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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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3일 오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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