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ouse vs. Agency

나는 대부분의 UX 리서치 커리어를 in-house에서 쌓았는데, 현재 다니고 있는 곳은 agency, 그러니까 컨설팅 조직과 같은 곳이다. 회사 내 프로덕 개발팀과 별개로, 우리팀은 우리 회사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고, 협업하는 조직이다.

프로젝트 계약이 성사되면, 팀이 꾸려지고, 보통 프로덕, 디자인, 리서치 등의 멤버들이 모여 그때부터 짧게는 몇주, 길게는 몇달간 거의 매일 회의하며 그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형식인 것이다.

약 일년 반 동안 이런 컨설팅 조직에서 리서치 프로젝트들을 해온 경험들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 컨설팅 조직에서는 evaluative research 보다 foundational research에 대한 요청이 훨씬 많다. 컨셉 테스팅과 같은 짧고 간단한 리서치도 간혹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특정 세그먼트 대한 깊은 이해를 원한다거나, 프로덕 전략에 필요한 내용들 위주의 리서치가 많았다.


  • 레포트의 완성도가 높다. 팀원들 모두 머리를 맞대고, 마지막 최종 레포트에는 단어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리뷰하는 데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In-house에 있었을때, 특히 작은 회사 일수록 문서의 완성도에는 느슨했었는데, 덕분에 이제는 어딜 가도 나도 레포트에 대한 기준이 높아질 것 같다. 하지만, 같은 시간이면 차라리 프로덕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더 잼있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바램.


  • 도출하는 Insights의 결이 살짝 다르다. 리서치는 기존에 우리가 전혀 몰랐었던 부분을 도출해 줄때도 있지만, 이전에 짐작하고 있었던 것들을 확인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컨설팅쪽에서 리서치를 오랫동안 한 친구들을 보니, 전혀 몰랐었던 새로운 정보를 끌어내줘야한다는 압박을 더 느끼는 듯. 같은 문제, 주제에 관한 인싸이트를 써도 조금이라더 더 새로운 정보를 끌어넣으려 안간힘을 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워크샵 (ideation workshop)을 설계하고, 결과물을 정리/공유하는 데에 더 신중하다. 예전 회사들에선 아이디어 마구잡이로 쏟아내놓는 워크샵들은 많이 했었는데, 준비 기간도 짧았을뿐더러, 이후 우리가 내놓은 제안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준비를 더 신중하게 할 수록, 더 짧은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하다못해 How Might We statement들도 insight 만큼이나 신중을 기해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 리서치의 결과가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힘들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이후는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렸기 때문에.. 그저 그들의 폴더 문서 어딘가 콕 박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 실 사용자들에 대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힘들기 때문에 리서치에도 제약이 따른다. 가령, 회사 내부에서 하는 리서치라면, 마케팅 팀을 통해 리서치 참여자들을 리쿠르팅할수도 있을테고, DS팀과 협업해 특정 task를 했던 세그먼트를 공략해서 리서치를 할수도 있을테고.. 더 세심하고 정교하게 타겟 가능했을텐데, 이곳 컨설팅에서는 대충 근접한 사람들을 찾는데에 만족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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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7일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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