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CRISPR)는 동식물의 특정 DNA부위를 자르는데 사용하는 인공 효소로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편집(editing)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일종의 유전자 '가위'입니다. 이런 치료법에서 예측할 수 있는 효과와 부작용은 보통 이 가위가 표적 위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자르는지 그리고 제대로 교체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 편집 방법을 개선한 기술이 개발되어 Nature지에 실렸습니다. (사실 이 논문이 발간되기도 전에 이미 Newpath나 구글 같은 VC들이 회사를 만들어 기술에 대한 권리를 샀다고 합니다.) 프라임 에디팅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특정 DNA 서열을 교체하기 위해 DNA 이중나선을 자르는 Cas9과 달리 DNA 사슬을 한가닥씩 교체하여 복구해서 off-target 문제를 개선했다고 합니다. 뭔가 잘 상상이 안되지만 문서 편집할 때 copy & paste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편집해서 넣고 싶은 유전자를 copy해서 Cas9이라는 커서를 갖다 댄 다음 역전사 효소로 paste하는거죠.
CRISPR 기술은 아직 FDA의 허가를 받아 상용화된 치료법은 없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에 돌입했습니다만 CRISPR-Cas9이 가지고 있는 오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많은 상황이죠. 이렇게 정확성을 더 높이고 부작용을 줄여나갈다면 유전자 편집 기술이 정말 많은 질병을 어떻게 정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다. 뭔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예고편을 방금 보고 나온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