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가격이 단순히 약효를 만들어내는 활성 성분(active ingredient)으로 결정되는 거라면 화학적/생물학적 원료와 제조/유통 비용 정도만 지불하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약품은 과학적 연구의 결과물입니다. '특정 성분이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지식'이라는 관점에서 의약품을 보면 약의 가격은 어떤 질병에 어떤 용량으로 쓰면 되는지가 적혀 있는 사용설명서(package insert)에 지불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용설명서는 1상에서부터 대규모 3상 임상을 거치며 축적된 risk와 benefit에 대한 노하우가 그대로 들어가 있는 지식상품입니다. 복제약은 이 사용설명서를 그대로 가져다 쓰고 활성 성분(active ingredient)만 생산합니다. 이 관점의 차이가 혁신적인 신약과 복제약의 가격차이를 설명합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치료법들은 이런 관점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소아 혈액암인 B-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ALL)는 기존치료법으로는 6-7달밖에 살지 못합니다. 하지만 CAR-T와 같은 혁신적인 기전이 적용된 예스카르타(Yescarta) 킴리아(Kymriah) 제품을 쓰면 완치도 가능합니다. 이런 의약품의 가격은 얼마이어야 할까요? 미국에서는 이 약제들의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4억원($373,000)에서 5억원($475,000)을 넘어갑니다. 혁신에 이런 높은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다면 제조사는 섣불리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재정을 관리하는 정부와 보험사 입장에서는 너무 비싼 의약품은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지속 가능한 투자와 환자들의 접근성을 모두 높이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HBR의 이 아티클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지불모형과 성과에 기반한 위험 분담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치료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약의 가격을 받지 않거나 고액의 치료법을 할부로 지불하는 모형, 심지어 "넷플릭스"처럼 구독을 하는 모형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알약 또는 주사 하나의 단위에 가격이 매겨졌다면 이제는 점점 이런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치료적 가치'에 가격이 책정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모델들이 이미 다른 산업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모형이라는 것입니다.

Making Life-Saving Medical Treatments More Affordable

Harvard Business Review

Making Life-Saving Medical Treatments More Afford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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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5일 오후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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