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 (준비)



요즘은 아주 습관적으로 회사 밖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부가 수입을 창출하고 싶다는 것보다 회사 생활을 의존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언제 회사에서 쫓겨날까 두려움 마음보다 언제든 제 발로 회사를 나올 수 있는 궁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회사는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도 100% 하고 싶은 일만 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신이 주체가 되어 하는 사업이 100%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100%에 가깝게 수렴하는 방향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꼭 100% 하고 싶은 일만 하지 못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라고 필요성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왜 해야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나 마음이 맞지 않는 동료와 함께 협업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하면 좋은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 이해하는데, 우선순위가 다르거나 시간과 노력이라는 자원을 사용하는 정도가 다른 경우, 일을 즐겁게 하기 어렵습니다. 또 협업해야 하는 동료와 소통 방법이 다르거나 일을 처리하는 순서, 완성에 대한 수준이 다른 경우 마음이 편안하지 못합니다.


자아가 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 마음대로 해야 흡족한데, 그러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이 일이 잘 풀려도 만족감을 쉽게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다른 곳을 향하여 시선이 가는 모양입니다. 더 좋은 곳, 그러니까 이상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품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거려 봅니다. 그러나 5번 정도 이직을 해본 결과, 세상에 이상적인 조직이란 존재하지 않더이다. 그건 조직의 부족함이 아니라 자족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회사 밖에서 찾는데 열심인 이유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했지만, 결론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제가 원하는 일을 제 마음이 편하게 추진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아마 직장 생활을 몇 년 이상 해본 분들이라면 공감대를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요즘은 AI 도구가 발전하면서 혼자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환경으로 무르익고 있습니다. 마음먹고 조금만 공부하면 혼자 하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마음을 쉽게 먹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게 돈이 될까? 이걸 하면 먹고살 수 있을까? 걱정과 염려로 인해 이도 저도 시도해 보지 못하고 한정된 시간을 날마다 까먹고 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보면, 70세? 그 이상도 가능하겠지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날이 정해져 있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살아온 날보다 일을 할 수 있는 시점 기준) 시간을 계산해 보면 도전을 빠르게 해봐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듯합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일은 다른 사람의 비서가 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을 다 알아서 해주는 수족 같은 비서 말고,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 주고 빠른 의사결정과 도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우미가 되고 싶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고 화상 미팅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 상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프로필 정보 정도만 업데이트하면 주기적으로 커리어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회가 발견되면 도전을 부추기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커리어만큼 불확실성이 큰일도 드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어울리는 직업이 무엇인지 수학 공식처럼 대입해서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일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사가 있긴 하지만, 왠지 그 정보는 100%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검사를 통해 제안받는 직업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했을 때, 진짜 ‘나’와 잘 맞는지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동시에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어서 도전을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분명히 우리 각자 좋아하는 일을 알고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있지만 과감히 이 몸과 마음을 던지지 못하는 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창업해 본 선배들이 회사를 다니며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해 본 후에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 수 있을 때, 본격적으로 회사 밖에서 일을 하라고 조언하나 봅니다.


일리 있는 조언이라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고 또 맞다고 머리로 이해하면서 시간과 에너지의 한계로 회사 밖에서 도전을 불사르지 못하는 저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회사 밖 부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쓸데없는 신세 한탄으로 오늘 글을 채웠습니다. 다음에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회사 밖 도전에 대해서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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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일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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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이 말씀 정말 공감됩니다.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 "만약에"라는 생각들은 사람을 마비시킬 수 있죠.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면서도 도약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건 정말 사실이에요. 저도 그런 악순환에 갇혀서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게 "가치 있는" 일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본 적이 있어요. 일할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당신의 지적은 정말 큰 깨달음을 주네요. 마치 https://slopegame.lol 을 하는 것 같아요. 망설일수록 더 빨리 가고, 진로를 수정하기가 더 어려워지죠! 어쩌면 작게 시작해서 추진력을 쌓아가는 게 핵심일지도 몰라요.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부업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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