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에서 5년 정도 보낸 후 대기업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곳에 이력서도 넣어보지 않은 채 일단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아는 사람도 하나 없어 지인 추천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지원서를 썼습니다.

네이버, 다음, SK컴즈, NC소프트, 넥슨 같은 곳들.

근데 기다려도 답장이 오질 않더군요.

5년 가까이 열심히 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는데 밖에서 보는 내 수준은 이런거였구나.

한 달 정도 지났을 뿐인데 초조함이 엄청 커졌습니다.

나 혹시 새되는 거 아냐? 그럼 내 인생 어떻게 되는거지?

다른 회사를 먼저 알아보고 그만둘 걸.

큰일났단 생각에 소름이 바짝 돋았습니다.

엔씨, 넥슨, 다음에서는 연락도 안 왔고, 네이버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력서를 내고 한 달 지나 연락이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 이력서를 보고 픽해준 네이버 누군가가 인생의 은인입니다.

만약 흘려 넘겨 버렸으면 나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한 맘이 커져서 그 어떤 이상한 회사라도 얼씨구나 들어갔을 것 같습니다.

이후에도 다른 회사를 알아보기 전에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만 처음 만큼 긴장되거나 초조하진 않았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불안했던 시기를 생각해보다가 쓴 글일 뿐 절대 이렇게 하라고 추천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