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dreds demonstrate for 'Fixit' in front of Parlia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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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보셨는가 - 픽시트(Fixit)]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 시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장 12월 31일이 지나면 영국과 유럽연합 간 국경에 어떤 기묘한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이 시국에 핀란드의 유럽 탈퇴, 일명 "픽시트(Fixit)"를 주장하는 시위가 지난 주말 헬싱키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1. "픽시트"를 주장하는 이들은 뭐 당연히, 핀란드의 유럽연합으로의 탈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핀란드의 세금을 가져다 다른 나라에게 퍼준다느니, 핀란드의 주권에 피해를 받고 있는다느니, 이민자가 몰려와 못 살겠다느니 등등... 그 주장은 한때 브렉시트를 주도한 영국 보수 정치계 인사들의 발언과 거의 유사합니다. 2. 물론 이는 소수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이번 시위에 백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고는 하지만...여전히 핀란드의 여론은 유럽연합을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습니다. (2019년 여론조사 기준: 핀란드 국민의 56%가 유럽연합에 남기를 바라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의 유럽연합 지지율이 더 높습니다.) 핀란드 현 집권여당도 유럽연합 탈퇴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고요. 여기에는 러시아를 유럽연합을 통해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도 조금은 작용합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이니까요.) 심지어 핀란드 제1야당이자 극우정당인 True Finns(진정한 핀란드인) 당 조차 '러시아 견제'라는 국가안보적 문제 때문에 픽시트를 쉽사리 정치 공론화하지는 못합니다. 정치적 리스크가 크거든요. 3. 그러다 보니 이 픽시트 시위는 어제오늘 내내 핀란드 인터넷 상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뜩이나 여론과 상반되는 주장인 데다... 특히 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늘고 있는 이 마당에 '굳이 집회를 했어야 했냐'라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죠. 헬싱키 경찰 측도 해당 집회를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사항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왜 그럼 경찰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는가? 아, 핀란드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디까지나 의무가 아니라 '권고' 사항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별다른 처벌이나 강제 조항이 없다 보니 경찰들이 집회를 강제 해산시킬 수는 없었다네요. 아이고... 여담) 그 덕분일까요, '아무리 그래도 마스크 의무화는 좀...'이라고 미적거리던 헬싱키시가 월요일부터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다소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조만간 헬싱키 수도권 내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할 수도 있다는군요. 지금까지 권고 사항으로 좋게 좋게 넘어가려고 했으나... 지난 주말 픽시트 집회도 그렇고, 통제가 되지 않는 영역이 드러나니 경각심이 생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핀란드 사는 한국인 중 한 명으로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발 좀 핀란드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11월 30일 오후 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