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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노량진에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직장에서 만난 동생들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었는데, 찰광어라는 생선을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이름처럼 식감이 찰지고 쫀득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근황 토크를 나누던 중 한 친구는 9급 공무원 시험을 치렀고, 다른 친구는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공무원은 일이 재미없고 조직 문화가 답답할 수 있다며 말렸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과 조직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공무원이라는 직업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이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이라면 그 자체로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지방 본가에 거주하며 공무원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훨씬 나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은 저에게 생소했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굉장히 어려운 시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2년 동안 고시 공부를 각오하고 이미 지난달부터 학원에 등록해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등록비만 700만 원 이상이라고 하니,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시작하기 어려운 여정입니다. 학원을 굳이 다녀야 하냐고 물었더니, 공부량이 방대하고 체계적인 진도 관리와 출제 포인트를 집어주는 강사의 역할이 크다고 했습니다.


공무원이나 감정평가사 모두 안정적인 직업입니다. 시험만 통과한다면 오랜 시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는 편입니다. 대기업 공채보다도 더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저에게는 그런 시험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력서 한 장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일반 회사 취업이 더 쉬운 길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다양한 조직에서 일하며 경험이 쌓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전문 자격을 취득해 누구나 하기 어려운 일을 해보는 것도 매력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본인의 성향과 적성에 맞는다면 말이죠. 고통스럽고 인내심이 요구되는 준비 기간을 견디는 일은 쉽지 않지만, 시험을 통과한 이후의 삶은 그만큼 달콤한 보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런 생각도 아직은 해보지 않은 길에 대한 상상일 뿐입니다.


또 하나의 상상은 지방에서의 삶입니다. 서울에 사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 같지만, 지방에서 일할 수 있다면 저는 어디든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내는 생각이 다릅니다. 친구도 많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을 벗어나 사는 건 상상도 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속에 부대끼며 사는 삶이 마냥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행복하지 않은데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에 살아야 하는 현실은 제 마음 한켠에 불만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자리만 있다면 저는 지방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기업은 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을까요? 특히 온라인 중심의 IT 기업이라면 굳이 수도권에 사무실을 둘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인재 수급이나 인프라 측면에서는 수도권이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통이 발달한 지금은 지방에 살면서도 수도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지방에도 좋은 일자리가 많아진다면 굳이 서울에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지방에서 살아본 적 없는 서울 촌놈의 상상이겠지요.


여러분은 공무원이나 전문 자격 취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지방에서 거주하며 일하는 삶은 어떤가요? 이런 고민은 각자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한 번쯤 진지하게 해보면 좋을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해서 그것이 정답일 순 없습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을 찾고, 소신 있게 선택하는 삶. 거기서 진정한 행복이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굳은 심지로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용기 내는 우리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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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5일 오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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