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변화



시대가 변화하면 따라서 직무도 변화합니다. 기존 직무가 사라지기도 하고, 빈자리를 새로운 직무가 채우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기존 직무가 변화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거나 시대에 획기적인 변화가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냅니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상황도 직무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2018년 입사한 회사에서 처음 맡은 역할은 '사업 개발'이었습니다. 기본 사업 영역의 성장을 도모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이었죠. 그런데 온라인 환경에서의 사업 성장과 새로운 기회 발굴을 위해 '서비스 기획'이라는 역할을 요구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막 태동하던 'Product Manager(PM)'라는 이름으로 역할이 바뀌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사업 개발이 서비스 기획으로, 다시 PM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2023년 교육 회사에서 경험한 '커리어 코치'라는 역할도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프리랜서 형태로 활동하는 커리어 코치나 라이프 코치는 있었지만, 회사 안에서 커리어 코치 업무만을 전담하는 정식 직무는 없었습니다. 취업과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돕는 역할이 커리어 코치입니다. 주로 직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서 취업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커리어 코치를 영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AI 관련 직무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AI 개발자, AI 기획자, AI 리서처, AI 컨설턴트 등 기존 직무에 'AI'가 붙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존 직무의 자격 요건에 AI 활용 능력이 포함될 정도입니다. 이처럼 파급력 있는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직업 지형도 함께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얼마나 더 세상을 바꿀지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이 변화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직업을 가져야 할까요? 어쩌면 그것이 적합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닙니다. 굳이 직무를 바꾸지 않아도, 변화된 환경에서 요구하는 역량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즉, 새로운 직무를 선택하지 않아도, 기존 역할에서 변화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그 일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은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넘나들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는 '공통 역량'에 대한 어필입니다. 대부분의 직무는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역량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 능력, 커뮤니케이션 스킬, 문제 해결 능력 등은 비즈니스 성장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역량입니다. 이런 능력은 직무 분야가 달라도 발휘할 수 있으며, 직무가 바뀌어도 적응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기술 직무는 특화된 역량이 요구되지만, 마케팅, 데이터 분석, 서비스 운영 등은 비슷한 핵심 역량을 요구하는 직무입니다. 따라서 직무 수행의 목적을 이해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면 설득력 있는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조직 입장에서는 직무 고유의 역할을 잘하는 것보다,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인재를 더 원합니다.


본질이 중요합니다. 조직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면, 직무마다 요구되는 역량과 역할, 성과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준비하면 새로운 직무 도전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무 변화를 꿈꾸거나 조직에서 변화된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분들은 업의 본질을 먼저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변화는 두렵고 어렵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사물과 사람 모두 관성이 있어서 움직이던 대로 계속 가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사물과 달리 변화를 의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힘에 맞서 변화를 돌파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변화는 무조건 좋은 것도, 머무름은 나쁜 것도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변화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고령화, 인구 감소, 이상 기후, 국제 정세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따라 직업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입니다. 새로운 역할이 등장하고, 기존 역할이 변화하거나 사라질 것입니다. 어떤 직업이 유망하다고 감히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고,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잘 감당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의 기로에 서 계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능력을 믿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7월 30일 오전 6:1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