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비로서 깨닫게 되는 것




오랜만에 허리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중학생 시절부터 허리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건강 검진을 받았을 때, 척추 4번과 5번 사이가 좁다며 주의하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3-4개월마다 한 번씩 허리가 아파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겪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후로는 허리 통증이 사라진 듯했습니다.


지난주 필리핀 아웃리치를 다녀온 후 이틀이 지난 시점, 회사에서 허리가 슬그머니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전에는 결국 이전에 겪었던 그 허리 통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손님인 줄 알았는데, 재회의 쓴맛은 쓰디쓰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겪는 허리 통증은 허리를 똑바로 세우기 어렵고 약간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되어 걸을 때마다 불편하고 아픕니다. 특히 허리를 숙이는 동작은 거의 불가능하고, 무릎을 이용해 허리를 조금만 숙이려 해도 극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다행히 광복절 연휴 덕분에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 한의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의사 선생님은 각별히 주의하라며 언제 디스크 문제가 심각해질지 모른다고 경고하셨습니다. 디스크 문제가 발생하면 큰 고생을 하게 될 테니 미리 조심하고 치료를 잘 받으라는 권유였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일주일간의 필리핀 아웃리치 활동이 제법 무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 딸이 아파서 많이 안아주었던 것도 허리를 아프게 만든 원인이라고 스스로 분석했습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부항을 뜨며 불편하게 누워있는 동안, 진료를 받으러 온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삐긋해서 발이 아파서, 소화가 잘 안 되어서, 두통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로 한의원을 찾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분이 이렇게 치료받으면 얼마나 빨리 낫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의사 선생님은 비슷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아본 듯 능숙하게 답변하셨습니다. 사람마다 완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주일 만에 나아도 치료 속도가 느리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달이 걸려도 치료되어 감사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치료가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하셨습니다.


아픈 사람이라면 당장 깨끗하게 치료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저 또한 한의원 진료 한 번에 허리 통증이 사라지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질병으로 인한 통증은 그렇게 쉽게 단번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약을 먹고 꾸준히 치료받으며 조심해야 서서히 통증이 사라지고 병이 낫습니다.


사람에게 병이란 왜 생기고, 왜 단번에 치료되지 않는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렇게 쉽게 병이 낫는다면, 사람이 살면서 조심하지 않고 건강을 너무 가볍게 여길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건강이 소중한 줄 모릅니다. 그러나 감기에 걸리거나 저처럼 어디가 크게 아픈 일이 생기면 건강했던 평소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자신을 아프게 만든 원인을 생각해보고, 병이 나으면 조심하리라 다짐합니다. 아프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하고 싶은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이 단번에 낫는다면 이런 고민과 조심스러운 행동 없이 너무 자유롭게 행동하여 '아프면 치료받으면 된다'고 건강을 가볍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깨닫게 된 것은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면 아픈 것은 언젠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영원한 통증은 없습니다. 하루에 조금씩 통증은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하게 치유될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아끼는 일은 함께 사는 공동체 구성원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이 걱정하게 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 해야 합니다. 서로 도우며 살 수 있지만, 가능한 한 자신의 건강을 지켜 공동체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이야기한 아픔은 비교적 가벼운 감기나 통증입니다. 의도하지 않은 큰 질병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 모두의 도움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에 아픈 곳이 있나요? 마음이 아픈가요? 잘 치료받고 안정을 취하면 지금 아픈 그곳이 깨끗하게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훗날 같은 고통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이번에 왜 아프게 되었는지 꼼꼼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프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조심하고, 내 몸과 마음을 아끼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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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6일 오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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