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사람들은 같은 현상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습니다. 그래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소감을 들어보면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여행, 시험, 업무 등의 경험을 나누는 일이 재미있는 이유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전해 들으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어제 그런 시간이 있었습니다. 필리핀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분들의 소감을 듣는 자리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돕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냥 저절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시간과 재정, 그 밖에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남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내어줄 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보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뿌듯함입니다.

신기한 것은 성공한 어른들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만을 위해 일할 때보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일할 때 더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고 보람도 크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분명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베풀고 나누며 헌신할 때 더 큰 보람과 가치를 느낀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사람 마음속에 잠재된 사랑이라는 감정이 발현될 때 느끼는 감동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제는 데이터 분석 과정 부트캠프를 듣고 있는 많은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직 취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진로가 맞는지 헷갈려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명씩 진로를 결정하게 된 배경과 현재 갖고 있는 커리어 관련 고민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조언을 건넸습니다. 비록 제가 공유한 정보와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한 시간이었습니다.

커리어 관련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은 국경과 나이, 성별을 초월해 언제나 비슷합니다. 어떻게든 돕고 싶은 마음, 그래서 지금보다 더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평소 무덤덤한 감정선을 가지고 사는 사람으로서 다른 누군가를 안타깝게 느낀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저 힘들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바람입니다.

이것을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엔 조금 오글거리지만, 제 안에도 다른 사람을 향한 선한 감정이 살아있다는 것을 커리어 코칭 시간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배경은 대부분 우연한 계기로 시작됩니다. 우연히 경험한 사건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고, 호기심으로 시작한 탐구가 재미있게 느껴져서 더 깊이 배우고 싶어지는 단계로 발전합니다. 이윽고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일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직업을 갖는 것이 멋있게 보이기도 하고, 직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와 명예가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동기든 좋고 나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직업을 결정하는 순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직업을 통해 얻게 되는 보람이 혼자만의 것인지, 아니면 주변 사람을 포함한 이웃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인지 여부입니다.

꼭 억지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살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 더 큰 보람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직업 선택 시 고려하면 좋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관점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이나 비영리 봉사단체 등 대놓고 헌신하기로 작정한 일을 선호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을 위해 직업을 갖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의 지경을 넓게 생각해보면, 직업 선택 시 '사랑을 나누며 살 수 있는가'를 판단해보는 것은 매우 건강한 사고입니다.


시간을 내어 별도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인생의 후배를 돕기 위해 멘토링 시간을 갖는 것도 매우 보람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본업인 직업을 통해 자신이 하는 일의 영향력이 더 선한 가치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사실 무슨 일을 하든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의미 있는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지, 무엇을 하느냐의 종류가 아닙니다. 세상에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은 없습니다. 대단한 생각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야말로 건강한 직업이라고 믿습니다.

건강한 직업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우리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8월 23일 오후 11:40

조회 61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