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은 전투에서 돌아온 전투기를 살펴보며 강화할 부위를 고민했습니다.
날개는 총탄 자국이 빼곡했지만 동체와 엔진은 멀쩡해 보였죠.
직관적으로는 날개를 보강해야 할 것 같았지만, 통계학자들은 정반대로 말했습니다.
구멍이 없는 곳, 즉 동체쪽을 강화하는 것이었죠.
이유는 단순합니다.
엔진이 맞은 전투기는 아예 돌아오지 못했기에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겁니다.
이것이 바로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의 오류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살아남은 시스템의 오류만 보며 개선책을 찾지만,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이미 실패해 사라진 시스템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레퍼런스 리서치입니다.
빠르게 학습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검증된 패턴을 활용할 수 있죠.
하지만 동시에 이미 존재하는 사고의 틀에 갇혀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거나, 남들이 실패한 길을 반복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눈을 감고, 레퍼런스를 의도적으로 보지 않고 완전히 새롭게 사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구멍 난 곳’이 아닌, '진짜 치명적 약점'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오늘도 눈을 감습니다.
자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리서치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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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6일 오전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