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인턴 채용



체감하는 채용 시장은 여전히 어렵지만, 최근 인턴 채용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채용 플랫폼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정규직 경력자를 고용하기에는 여러 리스크가 있다고 기업이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험이 거의 없는 완전 신입을 채용해 육성하여 인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이런 추세에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재를 육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간과한 판단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한 명을 고용하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1년간 교육하고 인건비를 지급하는 비용이 약 1억 원 이상 소요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대기업 규모 조직의 기준입니다. 그만큼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한다는 의미이고, 1년 이상 교육을 통해 육성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런 물리적 여유를 모든 유형의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인턴을 고용하는 기업이 인재 육성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적 자원을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인턴을 고용해 업무 난이도가 쉬운 일 위주로 시키겠다는 단순한 계산은 실제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계산하여 어떤 업무를 함께했을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턴 고용 후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기업이 스스로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무방비 상태에서 성급하게 인턴을 고용한 후 업무를 제대로 지시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비효율적인 시간만 낭비하게 됩니다.


인턴 고용 기간 동안 필요한 교육과 근무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과 매뉴얼을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채용을 희망하는 인재 페르소나를 기획하여 입사 후 상황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업무에 따라 갖추어야 할 능력을 나열하고, 신입 인재가 갖기 어려운 역량을 입사 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물론 무조건 교육을 지원한다는 접근보다는 이미 준비된 인재를 영입하는 것과 빠르고 효율적으로 입사 후 교육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을 구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인턴 근무 계약 기간 만료 후 계약 연장 또는 정규직 전환 등 고용 형태 변경에 대한 고민도 미리 준비가 필요합니다. 반드시 고용 후 추가 계약이나 정규직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우수한 인재를 만났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미리 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항상 때가 되어 고민하면 늦는 것 같습니다.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면 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평가 기준에 따라 계약 기간 연장 또는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피드백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좋은 일자리는 규모가 큰 조직이 만드는 고용이 아니라 인재 영입이 준비된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단순히 기업의 외형적 조건만 보고 입사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 프로세스와 입사 후 절차의 준비 정도를 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면 좋겠습니다. 가뜩이나 고용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전으로 취업을 도전하는 것보다 빠르게 현업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 좋다고 판단합니다. 현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인턴만큼 좋은 찬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의 깊이와 효과는 기간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지에 따라 한 달 근무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키는 일을 열심히 잘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본인이 배우고 싶거나 경험해보고 싶은 일을 목표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과정이 인턴을 통해 경험해야 할 내용입니다. 고용할 기업이 준비되어야 하는 것처럼 취업할 개인도 입사 후 목표와 계획을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효과적인 관계는 한 방향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서로 각자 고민하고 함께 만났을 때 시너지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시너지가 나는 궁합과 힘을 합쳐 성과를 만들기까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계획된 준비가 되어있다면 누구나 어떤 조직이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단한 사람과 조직이 만나야 대단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평범한 사람과 조직이 만나도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목표와 계획, 그리고 준비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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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일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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