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사람들이 영어를 너무 많이 쓴다면서 한글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회자된 적이 있다. 지금도 종종 들리는 이야기이고, ‘네티즌’을 ‘누리꾼’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는 한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것 때문에 대한민국에 큰일이 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마치, 한글이 소멸되거나 두 번째 언어로 전락할 것처럼 말이다.
배꼽티, 피어싱, 염색 등에 대해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다. 심지어 9시 뉴스에서도 다루어졌던 것 같다. 사람들이 배꼽티를 입고 피어싱을 하고 머리를 다른 색으로 바꾸면 대한민국이 망할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규칙에 집착하면 시야가 좁아진다. 규칙을 엄격히 지켜야만 목적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규칙은 목적을 달성하는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것일 뿐이다. 수단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세월이 지나면 대체로 바뀌어야 한다. 심지어 목적조차도 정기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 시대에 따라 중요한 가치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와 목적의 가장 근본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어디를 보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영어를 많이 쓰는 것을 걱정하기 전에 세계를 보고 있는 시선을 헤아려야 하고, 피어싱을 못마땅해하기 전에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알아주어야 한다. 그러면 좀 더 관대하게 타인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좀 더 포용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규칙 #사람 #관점 #가치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9월 9일 오후 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