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을 아시나요? 아무리 깊은 물이라도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알아내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알고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일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서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근심과 걱정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종종 동료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합니다. 같은 팀의 친한 동료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의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현재 상태를 오해하고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원래 회사는 다니기 힘든 곳이니까 오늘도 어제처럼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던 동료의 마음에는, 사실 제가 알지 못했던 깊은 고충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 힘든 상황을 오해했던 저 자신이 미안해졌습니다.
평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잘 갖지 않는 성향 탓에, 회사에서 같은 팀 동료에게도 별로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출근해서 웃고 있으니 잘 지내고 있으려니 짐작할 뿐입니다. 뭐가 좋아서 웃고 있는지, 혹시 힘든 일은 없는지 굳이 알아내려고 대화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냥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그나마 일이 즐거우면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맡은 일만 잘할 수 있다면 각박한 문화도 괜찮다고 여깁니다.
이런 매마른 마음이 직장생활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원래는 저도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행동하면 동료가 어떻게 생각할까? 좋아할까, 싫어할까? 그럼 하지 말까, 할까?' 백 번은 고민하고 한 번 행동했던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동료의 반응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마음대로 일단 행동하려는 편입니다. 관계를 고려한 행동이 피곤하게 느껴지고, 그런다고 해서 일이 더 잘되는 것도 아니라고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관계보다는 내 일이나 잘하자'는 생각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회사생활은 어렵고 힘듭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는 더욱 어렵습니다. 오늘 소개한 속담처럼 동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알 수 없는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럴 때면 동료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아니면 계속 모른 척하며 일만 열심히 하면 될지 헷갈립니다.
사람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없는 것은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에서도 가족을 속속들이 다 알지는 못합니다. 특히 사소한 다툼이 생겼을 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숙제하기 싫어하는 아들, TV를 보고 싶어 하는 딸, 오늘은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찍 누워 자고 싶은 아내, 방 구석에 틀어박혀 자기 할 일만 하는 남편...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
'원래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마음에 큰 근심과 걱정을 안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그때는 응급처치가 잘 되지 않습니다. 상처가 깊어지는 동안 많이 곪았기 때문입니다.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나기를 바라며 '앞으로 잘해야지'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입니다.
가족이 힘들어하는 고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함께 아파하며,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100% 해결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마음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공감이고 이해하는 행동입니다. 문제를 진단해서 해결한다는 접근보다는,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인지 경청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문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남의 이야기는 잘 듣지 않으니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결국 한 길 사람 속을 이해하는 방법은 경청에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직장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잘 갖지 않고, 각박한 문화도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굳이 관계가 즐거울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으며, 오늘을 혼자 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정상인 시대입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오늘 하루는 어땠을까? 행복한 직장생활이었을까? 일만 하다가 끝난 매일은 아닐까?' 하는 후회가 듭니다.
오늘은 각자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마음을 열어보면 어떨까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노력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기회를 통해 관계가 회복되어 평소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을 만끽하는 하루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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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3일 오후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