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eeds와 wants는 다르다. 필요와 욕망. 도구와 목적. 전자가 말과 행동이라면, 후자는 감정이다.
2. 사람들은 커피가 필요해서 카페에 가지만, 그 공간의 분위기를 욕망한다. 우리는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이 필요하지만, 아름다운 디자인을 욕망한다.
3. 우리가 쓰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는 도구다. 그러나 그 도구를 사용하는 목적은 결국 감정과 욕망의 해소다. 그렇기에 인간의 감정을 거스르는 사업과 제품은 오래가기 어렵다.
4. 소셜 플랫폼의 시작은 단순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실명과 익명,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것. 단순한 관계의 연결이 플랫폼의 역할이었다.
5. 하지만 지금은 그 단순함이 흐려졌다. 팔로잉과 구독의 연결보다 알고리즘의 힘이 세졌다. 그래도 네트워크는 여전히 중요하다. 관계는 감정과 욕망이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연결은 감정과 욕망의 만족을 쫓는다.
6. 이번 카톡 업데이트는 이미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비틀고 뒤집었다. 메신저 내 연결된 관계들은 사용자가 필요와 욕망으로 직접 만들었다. 도구가 이 맥락을 모두 부숴버렸다. 사용자는 선택지가 없다. 이건 도구에게 유리한 방향인 건 분명하다. 돈과 기회가 열린다.
7. 하지만 단순히 도구만을 생각하는 확장과 개선은 더 중요한 걸 놓친다. 온라인의 관계 뒤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존중하지 않는 도구를 먼저 떠난다. 욕망은 곧 대안을 찾아내고, 그 이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8. 플랫폼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언제나 사람이다. 나이브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본질은 늘 단순하다.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거슬러가는 일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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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7일 오전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