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체에서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사람이 한명 있는데, 이를 보면서 나이와 경험이 충분히 쌓여가면서 거기에 맞춰 위치와 사고가 바뀌는 사람들이 사람을 보는 눈은 거의 다 비슷해지는구나 새삼 체감하게 된다.


하고 있는 일이나 그동안 들어왔던 이야기도 그렇고 첫인상 역시 그다지 가까이 하면 안되겠다 싶은 본능적 촉이 왔던 사람이었지만, 내가 상황과 관계를 통제할 수 없는 즉 고객사와의 계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잠시지만 함께 일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함께 일하지만 깊게 얽힐 필요 없이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도 성과 내는 부분을 내가 주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잘 넘어갔다.


내가 거리를 두는 스타일의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렇다. 직접 대면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찜찜한 분위기를 가진, 두꺼운 가면과 두터운 옷으로 온몸을 꽁꽁 휘감고 자기가 꾸미고 의도한대로 겉으로 보여지는대로 자신을 보길 바라는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다. 성격이 워낙 내향적이라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서 숨기고 있는 것처럼 오해 받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성향과 기질상의 문제지 그런 행동 역시 겉과 속이 투명한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데 속이 잘 보이지 않거나 속이 보여지는 것을 정작 본인이 부정하거나 싫어하는 것이다.


그 사람 역시 그랬다. 잔뜩 겉을 포장해놓았지만, 불쌍하게도 그마저도 너무 얄팍해서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혹은 지향하는 모습과는 심하게 괴리감이 느껴졌다. 물론 그저 일이나 후딱 마치면 되는 입장에서 굳이 그런 부분을 열어제낄 필요는 없었고 자기가 보여주고 싶어한 모습 그대로 보이는 척 좋게 좋게 맞춰줬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건강하게 극복하지 못해서 리플리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제로 가면을 벗겨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저 피하는게 가장 현명한 행동이다. 가면이 벗겨지고 속살이 드러나면 안좋은 쪽으로 어떤 행동을 할 지 모르는 부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역시나 그 때 내가 느꼈던 그대로 대외적으로 행동하다가 요즘 한창 사람들 입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똑같은 이유로 말이다. 포장지가 너무 얄팍해서 속이 잘 보이는데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그 부분에 대해 지적조차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몇년 지났으면 포장지라도 두터워졌어야 그나마 덜 입방아에 올랐을텐데 이제 완벽하게 리플리가 된 줄 착각하고 무대에 오른 것 같은데 말이다. 아무튼 불쌍하다. 하지만 뭐 어쩌랴.. 그 역시 본인이 직접 선택한 일이니 말이다.


어리고 젊었을 때는, 30대까지만 해도 내게 크던 작던 피해를 준 문제 있는 사람은 무조건 그만큼, 혹은 그 이상 갚아준다는 생각으로 살았었는데, 이제는 문제가 있거나 이상한 사람은 최대한 조용히 멀리하거나 피하는 게 현명하단 생각으로 살고 있다. 싸우거나 복수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를 쓰고 나면 대개 에너지 쓴만큼 돌아오는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에너지 쓴 사람만 손해보는게 관계성의 본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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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8일 오전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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