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글로벌 기업, 기관, 공기업, 스타트업, 로컬 비즈니스 등 다양한 고객군을 상대하다보니 경제와 산업 흐름에 맞춰 다양한 시선으로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장점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흐름과 변화에 가장 민감한게 의외로 스타트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기술의 태동과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제일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기술 기반 혹은 산업 기반 스타트업이라는 점은 맞다. 하지만 이를 경제와 산업 흐름, 거기에 시장 예측에 맞춰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주체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었다. 한번 방향이 정해지고 나면 가장 먼저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역시 그들인데, 내 일과 사업이 속해있는 분야만 봐도 그렇다.
지금 일과 사업을 시작한 2010년대 중반만 해도 스타트업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스타트업에 대해 배워서 자사에 녹여내려고 많은 시도를 했고 사내벤처나 CIC 등 모기업내 스타트업 방식의 조직을 적극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보다 적극적으로 Corporate Venturing, 즉 사내벤처 뿐 아니라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OI(오픈이노베이션)이나 스타트업 협업과 투자, 인수도 시작했다. 이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은 유동성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스타트업의 거품 역시 빠지기 시작하고 판교 밸류에서 여의도 밸류로 스타트업을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한 2020년대 초반부터다. 그 동안 여러가지 스타트업 방법론을 기업 내부에 도입해보고 다양한 스타트업 형태를 경험해보면서 각 기업이 자신들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 시기도 마침 그 시점이었다. 그래서 3년전부터는 기업들이 내부에서 신성장동력으로 혹은 기존사업의 성장을 위해 스타트업 방식의 강점을 자사에 맞게 가져와 신사업이나 신제품, 신서비스 개발을 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 10년 가까이 내 글이나 이야기를 꾸준히 본 사람들은 이미 눈치챘을거다. 내 일과 사업도 정확하게 이 변화에 맞춰서 각 변곡점이 오기 1년 정도 전부터 미리 준비해서 지금까지 서핑을 계속해왔다.
작년말부터 또다시 급격한 변화가 오기 시작했고 내년 말부터 내후년까지 변곡점이 올 것으로 보여서 작년 하반기부터 준비했던 것이 올해 하반기 슬슬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AI다.
지긋지긋하게 흔하게 듣고 있는 AI를 또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거다. 맞다. 나도 이미 AI 이야기는 더이상 흥미가 가지 않는다. 당신도 그렇듯 이미 질렸다. 바로 그 이야기를 하려는거다. 경제와 산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역시 이미 AI에 질렸다. 그들이 AI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AI를 어떻게 사업으로 활용할 지에 대해서는 그들 역시 대부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이미 AI를 기업 내부에 가져오기 시작해서 어떻게 내부적으로 활용할 지 그리고 얼마나 효과를 낼 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났다. 장점과 단점, 가능성과 한계점에 대해서 정돈이 끝났다는 말이다.
여전히 AI 시대에 맞춰 어떻게 AI 툴들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이나 컨설팅이 많기는 하지만, 올해 중반부터는 예상하고 준비했던대로 다른 요청을 받기 시작했고 슬슬 해당주제로 교육이나 컨설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로부터다. 두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하나는 'Above AI', 또하나는 (결국에는) 'Back to Basic'이다. AI를 활용하되 다시 사람에(예전과 달라진 것은 일반직원이 아니라 소수의 핵심인재) 집중하고 다시 업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을거다. 지난달부터 11월까지 들어가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교육, 컨설팅은 모두 이것들이다. 아마도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요청하게 될 것 같다. 이걸로 앞으로 한 3년은 밥벌이를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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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9일 오전 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