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을 자랑하는 사회

칭찬을 받고 싶어서 선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선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마음껏 자랑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이 사람은 신나서 선행을 더 많이 할지 모른다. 반면, 자신의 선행을 스스로 자랑하는 것을 비난한다면, 그는 더 이상 선행이 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일을 하는 이유로, ‘정의 실현’이나 ‘건강한 공동체의 형성’을 이야기한다. 혹은 ‘자아실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이유들이 스스로 생각한 이유가 아니라면, 그것은 ‘외부의 욕구’가 된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이루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이루고 싶은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은 ‘외부의 욕구’보다 ‘내부의 욕구’로 더 쉽게 움직인다. 누군가 옳다고 말하는 것보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에 더 끌리는 것이 사람이다. 따라서, 선행으로 내부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게 해 준다면, 사람들은 더 많은 선행을 하고자 할 것이다.


한때 ‘플렉스’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선행으로 ‘플렉스’하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비싼 시계를 차고, 고급 주택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시대라면, 크고 작은 선행을 스스로 자랑하는 것도 얼마든지 포용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단돈 천 원을 기부하고 나서 ‘나 천 원 기부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나는 참으로 멋진 사회인 것 같다.


#선행 #동기 #칭찬 #공동체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9월 30일 오후 10:03

조회 33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