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홈플러스...온라인시대 부동산 집착 전략적 오판했나
Naver
<위기의 홈플러스... 온라인 시대에 부동산에 집착한 패착> 1/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무려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외부 차입금으로 자본을 조달해 기업을 인수)했고, 이와 관련 재무적 투자자(FI)에게 상당한 고금리 이자를 지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렁 상황에서, 쿠팡, 이마트처럼 적자를 감수하며 물류 인프라 투자를 단행해야 했지만, 홈플러스는 그럴 재무 여력이 없었다. 2/ MBK파트너스는 시종일관 부동산 자산 유동화에 집중했다.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조7000억원 규모 초대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만들고 상장을 위한 공모에 나섰다. 그러나 수요 예측 결과 공모액은 약 7억달러(약 8000억원)로 조달 계획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결국 리츠 상장은 무산됐다. 3/ 홈플러스는 뒤늦게 온라인·모바일 쇼핑 대응에 나섰다. 전국 140개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을 더한 ‘세미다크스토어’ 전략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투자 없이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4/ 홈플러스가 내놓은 ‘올라인 전략’은 점포 내 유휴 공간을 물류센터로 개조하는 식의 ‘기존 점포 재활용’에 불과했다. 물류 자동화, 동선 효율화 등 온라인 쇼핑에 최적화된 인프라 투자 대신,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비용과 기간, 관리 비용 절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5/ 홈플러스 노조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투자금액은 3000억원 수준에 그쳤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6/ 임일순 전 대표 사임으로 홈플러스는 당장 새 수장을 찾느라 다급해진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 후보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후임 대표가 정해질 때까지는 당분간 사업부문장들이 공동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7/ 현재로서는 개별 점포 역량을 극대화해 점포 자산 매각에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 서울은 경쟁점이 많아 어렵지만, 지방 매장들은 상품 구성(MD)을 차별화한 매장이라면 매각이 가능할 것이다.
2021년 1월 23일 오후 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