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즐겨 보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의 취재제작기가 월간 <신문과 방송>에 공개되어 공유드립니다. 제가 주목한 부분은 아래와 같은데요. <김지수 기자의 인터스텔라가 '길어도' 잘 읽히는 이유> 1.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라는 심층 인터뷰 칼럼을 시작한 건 2015년 7월이었습니다. 저는 그해 6월 '조선비즈'라는 온라인 경제매체에 입사한 나이 많은 경력 기자였지요. 2. 오랜 시간 동안 저의 무대는 잡지였습니다. 화려한 패션과 컬러풀한 뷰티가 지면을 장식하는 그곳에서 저는 피처 파트를 맡아서 인터뷰와 다양한 문화 칼럼 등을 기획하고 썼습니다. 이후 '셀러브러티'라는 매체의 편집장으로 경력을 쌓다가 우연한 기회로 디지털 언론으로 오게 됐어요. 세상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인 선택을 한 셈이지만, 온라인 매체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3.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은 ‘내가 현재 잘 할 수있는 것을 하자’라고 생각해서, 유명인사를 심층 탐구하는 인터뷰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4. (당시) 온라인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은 제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체는 주 독자층이 있어요. 이미 지면의 문을 열고 들어온 독자, 독서를 위해 시간을 내어줄 의향이 있고 취향이나 지적 관심사가 비슷한 소비자를 위해 글을 쓸 수 있는건 엄청난 특권입니다. 나를 위해 세워진 무대에서, 지력과 창의력을 뽐내며 마음껏 플롯을 변주할 수 있으니까요. 5. 하지만 온라인은 광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소리 치는 일입니다. 글을 쓰는 기자에게 굉장한 집중력과 기술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온라인 독자는 정보를 정리한 짧은 글을 좋아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모르지 않지만, 저는 처음부터 ‘롱 스토리(장문의 기사)’를 추구했습니다. 6. 각 인터뷰의 분량은 평균 1만자 정도입니다. 댓글을 보면 “이렇게 긴 글을 읽는 건 처음이지만, 술술 단숨에 읽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7. 일단 긴 분량을 추구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 사람을 알려면,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오래 보고, 깊게 봐야 보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내 안에 들어오 는데, 그 정도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가짜지요. 쓰는 저도 그렇지만, 읽는 분들도 그만큼의 시간을 들여 관찰해야 비로소 한 사람이 내 마음에 들어옵니다. 8. 그렇게 긴 분량을 읽게 만들기 위해, 이른바 가독성을 높이고자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합니다. 온라인 상의 글은 스크롤로 내려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재미가 없거나 정보가 허술하면 가차 없이 버림받죠. 먼저 인터뷰 형식을 ‘문답’으로 통일했어요. 읽는 사람에겐 문답이 보기 편하지만, 쓰는 사람에겐 비평, 서술, 묘사, 간접 인용을 자제하고 직접 인용 중심으로 펼쳐가야 하니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9. 일단 저는 문답을 반드시 묻고 답하는 용도, 즉 Q&A로 쓰지 않고, 하나의 '드라마 대본'이라고 생각하고 씁니다. 일종의 치고받는 ‘다이얼로그’ 라고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상황에 따라 지문도 들어가고, 말끝도 ‘그랬지요’ 혹은 ‘하다니요!’ 등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10. 어려운 문답이 이어지면, 그다음엔 반드시 숨통을 틔우는 단문 단답을 끼워 넣고, 아무리 내용의 밀도가 중요해도 하나의 질문에 세 문단 이상의 답변을 쓰지 않습니다. 거대한 이야기 끝에는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수시로 밀어 넣어 지식에 압도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어요. 11. 사진도 중요합니다. 클로즈업 위주로 눈을 맞춘 사진, 인터뷰이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사진을 다양한 각도로 편집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영화 한 장면이나, 저술한 책 등 다양한 자료도 적재적소에 배치하려고 노력하지요. ++ TMI이긴 하지만, 제가 <신문과 방송>에서 1년 넘게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혹시 흥미롭게 본 언론사 콘텐츠들의 취재 제작기가 궁금하시면, 알려주시면 회의에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담 :)

신문과방송 : 네이버 블로그

Naver

신문과방송 : 네이버 블로그

2019년 11월 20일 오전 12:11

댓글 0

주간 인기 TOP 10

지난주 커리어리에서 인기 있던 게시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