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 기조연설 방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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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PD가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한 발표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공유드려요. 다 좋았지만, 제가 공감하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요약해봤습니다. <방시혁PD를 콘텐츠 전문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 1. 수많은 동시대의 아티스트들 중에 왜 방탄소년단이 이런 증명해낼 수 있었을까요? 2. 답은 간단합니다. 그것이 '좋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세대에 대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때로는 도발적인 발언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사실 모든 콘텐츠는 '일종의 발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얼마자 보편적이고, 동시대적인 울림을 가지고 있는가'입니다. (Content=Statement) 4. 처음 콘텐츠를 접할 때 우리는 대부분, 내용의 '독창성'과 '우수함'에 매료됩니다. 보고 들은 적 없는 퍼포먼스, 기상천외한 스토리, 어마어마한 그래픽 같은 것 말이죠. 5. 그런데 그렇게 콘텐츠에 빠져 계속 접하다 보면, 한 순간 주인공이, 이 이야기가, 퍼포먼스가 말을 걸어옵니다. 바로 창작자의 발언을 듣게 되는 순간이죠. 6. 그리고 (그 순간) 느끼게 됩니다. ‘아~ 이건 내 이야기구나’, ‘우리 시대, 우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구나’, (그렇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7. 하나의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가 되는 건, 바로 이 순간입니다. 하나의 특수가 보편으로 변화하면서 누군가의 영혼을 울리는 순간. 8. 그런데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 시대에는, 발언의 보편성만으로는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발언은 보편성을 띄는 동시에 특수한 취향 공동체의 열광 또한 이끌어내야 합니다. 9. 보편성과 특수한 취향 공동체, 어떤 면에서는 (이 2가지는) 이율배반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세상은 복잡했고, 사람들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다양성의 층위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잘 보이진 않지만 이미) 서로 다른 취향과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좁고 깊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죠. 10. 이 모든 서로 다른 취향과 개성을 지닌 사람들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키고, 모두를 같은 열광에 빠지는 콘텐츠는 현대에는 탄생하기 어렵습니다.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 같이 한순간 전 세계를 휩쓰는 순간은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죠. 11. 그렇다고 전지국적인 열광을 이끌어내는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거기에는 과거와는 다른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일정한 취향을 가지고, 사람들의 어마어마한 열광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그 열광에 기대어 더 큰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12. 그 예로 어벤저스 같은 영화를 들 수 있습니다. 과거 코믹스를 기반으로하는 히어로물은 특수한 취향의 사람들만 좋아하는 콘텐츠였습니다. 하지만 그 취항 공동체의 열광에 힘입어 현재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성공을 쟁취했죠. 13. 이처럼 현대의 좋은 콘텐츠란,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발언이자, 특수한 취향 공동체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발언이기도 합니다. 14. 결국 좋은 콘텐츠는, '지금 이 시대에 반드시 던져져야 할 발언'입니다. 그리고 그런 발언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15. 좋은 콘텐츠의 특성을 몸과 마음으로, 알고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 그래서 세상에서 발언을 끄집어내고 색깔을 추출할 수 있는 사람. 전 세계에 말을 걸고, 전 세계로 하여금 그 발언에 응답하게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내일의 문화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투자하십시오. 그것이 4차산업혁명 시대, 초연결의 시대에, 아세안의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 방시혁PD,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 기조 연설> 중
2019년 11월 26일 오전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