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키우는 방송국, PD뽑는 기획사>
JTBC가 싱어게인을 마무리하고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런칭했습니다. 주요 출연자는 이슈가 많이 되었던 Top3 (이승윤,정홍일,이무진)입니다. 생각보다 큰 성공(?)을 거둔 <싱어게인>의 단물이 채 빠지기 전에 또 장사를 해보겠다는 건데요.. 자신이 JTBC의 아들이라는 이승윤의 자조섞인 말처럼 오디션 출연자들이 특정 방송국의 소속가수처럼 소비되는 일은 이미 낯선풍경이 아닙니다.트로트 붐의 시작이었던 송가인이 티비조선을 벗어나 다른채널의 고정을 꿰차며 개인활동(?)을 시작하자 티비조선과 불화가 시작된걸 보면 ... 방송국들은 자기네들이 키운 가수를 독점하고 싶은가봅니다. 이제 오디션으로 가수를 키우고 그 가수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연도 하는일이 더이상 기획사만의 비즈니스가 아닌게 되버렸습니다.
반대로 기획사는 방송사 같습니다. 콘텐츠 PD들을 뽑고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더이상 TV 프로그램에 자사가수들을 출연시키는데에 목메지 않습니다. 나아가 기획사의 자체 콘텐츠가 비즈니스의 성공을 좌우하기도 하는데요, <달려라 방탄>이 BTS의 팬덤형성에 큰도움을 주었다는 것이 그 사실을 반증합니다. 기획사가 만든 콘텐츠를 방송국에서 편성하는 시대가 왔고, 자사콘텐츠를 볼 수있는 플랫폼까지 따로 만들었으니 기획사와 방송국,이 두 업계를 나누는 기준은 전보다 희미해졌습니다.
기획사가 플랫폼사가 되고 방송국은 IP를 가지고 싶어하는 상황은, 업계가 연결되고 시장이 확장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포탈과 음악서비스, 커머스, 콘텐츠 플랫폼, 엔터까지 모든게 뒤섞여 점점더 융합되고 복합화되고 있는 지금, 정확한 시장예측이라는 건 환상에 가까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좀더 미시적으로 살펴보자면,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은 잦은 조직개편이나 새로운 협업사와 일하는 경험을 통해 변화를 체험하고 있을것 같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업계로 한정짓지 않고, 쌓아온 실무경험을 확장되는 시장에 잘 녹일수 있는 능력이 중요할것 같구요- 커리어패스 또한 전보다 좀더 복잡해지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뭐하는 사람이냐면요... 라는 설명도 점점 구차해지지 않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