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딩을 성공시키는 OOO의 힘 (이미지 자료가 포함된 글은 URL로!) 얼마 전, 요즘 뜨거운🔥 법률 플랫폼 <로톡> 이슈를 다룬 뉴스레터 <팩플레터> 103호를 읽다 ‘레몬 시장 이론’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들이 저품질의 제품을 구매하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현상을 ‘레몬시장Lemon Market’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로 인해 저품질 불량품만 시장에 나오게 된다고 해요. 영어로는 원래 ‘레몬Lemon’이 ‘불쾌한 것, 불량품’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의 비틀 중 1965년에 생산된 래몬색 차들이 유독 불량 문제가 많았고, 이 차들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면서 ‘레몬’은 결함 있는 중고차를 지칭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합니다. ‘레몬시장 이론’을 제시한 경제학자 조지 애거로프도 중고차 시장의 매커니즘을 분석하며 해당 논문을 썼고요, 보통 ‘레몬시장’의 반댓말로는 ‘피치마켓Peach Market’을 사용한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 정보의 비대칭, 불균형이 사라져 가격에 비해 고품질의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을 뜻하는데요. 레몬은 시지만 😖 복숭아는 달콤하기 때문일까요? 😋 한국에서는 처음에 레몬시장을 ‘빛 좋은 개살구’에 빗대어 ‘개살구시장’이라고 번역해서 의역(?)이라고 비판받았다고 합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말이죠! 문제의 레몬색 비틀 사진을 찾다 비틀은 히틀러의 지시로 만들어진 자동차라는 사실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폭스바겐 심볼도 이번에 처음 안 차알못… 😱) 그리고 폭스바겐 비틀과 관련된 아주 유명한 광고가 3개 있다는 것도요! 1. Think Small 지금도 그렇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대 미국에서는 크고 화려한 자동차가 인기였다고 합니다. 그런 차들 사이에서 너무나 작고 소중했던 비틀… 🚗 그때 폭스바겐과 손잡은 한 광고회사는 바로 ‘작기 때문에 소중한’ 비틀을 선전하기로 합니다. 📝우리의 작은 차는 더 이상 신기한 것이 아닙니다. (…) 이 작은 차를 운전하는 어떤 사람들은 1 갤런에 32마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1.25 갤런의 오일 대신 0.625 갤런을 쓰는 것도요. 또 앞으로 쓸데없어진 부동액도, 타이어 1 세트만으로 4만 마일을 달리는 것도요. 한번 이 차의 경제성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게 될 거예요. 비좁은(small) 공간에 차를 대려고 할 때, 작은(small) 보험료를 갱신해야 할 때, 작은(small) 수리비를 내야 할 때, 오래된 폭스바겐을 새 것으로 바꿀 때 빼곤 말이죠. ‘작다’는 것을 ‘싸고 경제적이다’라는 말로 치환하기. 이렇게 역사적인 폭스바겐의 ‘Think Small’ 광고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광고로 손꼽을 만큼 획기적인 아이디어기도 하고요. 💡 정말 딱정벌레처럼 보이는 포스터 속 비틀이 왼쪽 상단에 위치한 것도 경제적으로 설계된 결과인데요.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옮겨 가는 시선을 고려한 것이래요. 2. Lemon 두 번째 광고는 바로 서두에서부터 함께한 ‘레몬’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불량품을 뜻하는 ‘레몬’이라는 단어를 오히려 이용하기로 한 것이죠. 🍋 📝이 폭스바겐은 배를 타지 못했습니다(출고되지 못했습니다). 앞좌석 사물함 문을 장식한 크롬 도금에 작은 흠집이 나 있어 교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것을 발견하지 못하겠지만,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일하는 크루트 크로너라는 검사원이 발견했습니다. 그야말로 ‘레몬’, ‘불량품’이라는 말을 새롭게 정의해버립니다. 1961년 이 광고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비틀이 후에 레몬색 모델의 불량 이슈로 ‘불량 중고차’의 대표 주자가 되다니 이 또한 놀랍습니다만… 😅 3. Last Mile 그리고 2019년 7월, 폭스바겐은 70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은 비틀의 생산을 중지합니다. 🏭 이 소식을 알리며 2019년의 마지막 날 비틀을 떠나보내는 광고 영상을 발표했어요. 한 소년이 아버지에게서 비틀을 선물 받아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비틀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는 앞서 언급한 <Think Small>과 <Lemon>의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갖췄답니다. <로톡>에서부터 굿바이 비틀 광고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보의 바다를 헤엄쳤는데요. 비틀의 <Lemon>은 <폭스바겐은 왜 고장난 자동차를 광고했을까>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에도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하는 책으로, 원서 제목은 펭귄북스 로고🐧에 관한 일화인 <The Prisoner And The Penguin>이지만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을 제목으로 삼은 것도 흥미롭습니다. 2013년에 출간된 책이다 보니(국내에는 2014년에 번역되었고 2020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사례들이 오래됐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독자들이 많았어요. 이왕 신판을 내는 김에 나이키의 카피 ‘저스트 두 잇’의 배경이나 잘못 쓴 철자에서 만들어진 구글 브랜드명, 이케아가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게 된 계기 등 지금도 꾸준하게 사랑받고 트렌디하게 여겨지는 브랜드 사례를 제목으로 꾸렸다면 약점을 보완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 이야기의 진정한 힘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전해지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부풀려지고 조금 바뀔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인 내용에는 변함이 없으며, 사람들은 여전히 흥미롭고 교훈적인 이야기에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사례는 조금 낡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가치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잖아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60편을 서너 쪽에 걸쳐 짧게 다루고 있어 자투리 시간에 짬 내어 읽기에도 부담 없답니다. 이번 주는 평소와 다른 글을 써보았는데요. ‘레몬마켓’과 ‘피치마켓’은 왜 레몬과 복숭아일까 하는 작은 궁금증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일화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이야기’ 덕분에 단어가 가진 스토리, 대중에게 각인되는 제품의 스토리 등 ‘이야기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