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서글한 디자인> “모든 것이 디자인은 아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모든 것과 관련 있다.” — 디자인으로 세상을 배웁니다. * 조직도와 디자인팀 디자인은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됩니다. 그러나 디자인 프로세스라 하는 것은 일률적인 형식체계가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방식”이자 “도구”에 더 가깝습니다. 디자인 프로세스와 디자인 사고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마다, 과제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매 상황마다 디자인 접근법과 디자이너가 풀어가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 디자이너는 어떻게 디자인 결과를 도출하는가? 보통 디자인은 창의성과 영감을 기반으로 감성적 능력이 가장 요구되는 분야라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응용미술 분야이니 예술적 감각이 가장 요구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은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도구로서 전략적이며 지적인 활동입니다. 시각 요소 하나하나에 의도가 내포되고 의미가 부합하는 논리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역할이며/ 논리 너머 직관적이며 기존의 것들과 다른 새로움을 제시하는 것/ 색채와 조형의 원리를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 - 이는 디자인을 더욱 새롭고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로서 “디자인적 허용”이라고 저는 부릅니다. 문학에서도 문법을 초월한 시인의 시적 허용을 통해 시문학이 더 창의적으로 표현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 을 제공하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과제의 본질을 연구했을 때 브랜드와 품질과 디자인이 일치함으로 진정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을 봅니다. 진정성이 확보된 디자인은 오래토록 사랑을 받습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카스틸리오니는 과제를 착수하기 전 대상의 사전적 정의부터 찾아 본다고 합니다. 가령 클라이언트가 의자를 디자인해 달라고 의뢰합니다. 의자를 디자인한다고 할 때 의자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지만 먼저 사전을 찾아 보며 개념부터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마치 의자라는 것을 처음 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하면 ‘의자’가 아닌 ‘앉는 것’, ‘몸을 지지하는 것’ 등으로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이죠. 또한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새로운 발견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디자이너의 확장된 사고와 발견, 디자이너의 통찰력이 더해져 창의적인 디자인 결과물이 도출됩니다. 클라이언트는 ‘의자’ 디자인을 의뢰했지만 ‘앉는 것’이라는 의자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기존의 의자에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때로 이 “새로움”은 언뜻 너무 생경해서 논리의 영역이 아닌 감각의 영역에서 기인한 것처럼 보여져 모호성을 띄기도 합니다. 앞서 “논리 너머”라는 언급을 했지만 사실 논리없이 디자인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시각언어의 형태로 매우 빠르고 대담하게 진행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디자인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논리의 비약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전략을 수립할 때는 리서치를 통해 얻은 신뢰성 높은 데이터가 의사결정방향성에 중요한 참고가 됩니다. 그러나 디자인을 전개할 때는 신뢰할만 하고 예측가능한 결과를 너머 -즉 예상치 못했지만- 과제의 본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타당성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합니다. 타당성은 기존의 경험 밖에서 도출 되기 때문에 낯설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디자이너의 감각이 동원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앉아 있는 사무용 매쉬 의자는 그렇게 탄생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디자인 시연 당시 디자인의 결과로 새롭게 고안된 의자라고 생각하기 보다 그동안 자신들이 보아 왔던 -신뢰할 만하고 예측가능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의자로 혹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널리 보편화된 것처럼 사무용 의자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고 현재 MoMA에 영구 전시 되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것은 다양한 디자인 접근법 중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 이제 디자인을 모르는 기업은 없을 듯 한데, 기업은 디자인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요? 가장 쉽게 디자인을 어느 직군으로 분류하고 있는가와 조직도를 보면 기업이 어떻게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무직군에 어느 부서 산하에 있다면 해당 부서의 사무적인 디자인을 주로 수행할테지요.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최종 단계에서 해당 부서의 요구에 따른 시각화 기능에 충실할 것입니다. 디자인을 제품 출시의 최종 단계에서 시각화를 맡는 기능이 아니라 이전보다 더 나은 문제해결을 도출하기 위한 지적인 창조활동으로서 디자인을 연구직군으로 분류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 CEO의 직속 부서 또는 센터나 랩 등으로 독립된 부서로 있습니다. 현재 비즈니스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선행디자인 연구도 수행하며 기업은 디자인을 핵심역량으로서 자산화 시키고 비즈니스 혁신의 도구로서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사용합니다. 조직도를 잘 이해하면 디자인팀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략적으로 디자인 조직을 배치하여 기업은 디자인 프로세스를 더욱 목적에 부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1년 7월 5일 오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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