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라는 이름의 예술 혁명 1. 방탄소년단(BTS) 열풍이 미국과 유럽부터 남미와 아랍까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방탄 현상’이라 불릴 만하다. 왜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을까? 2. 1930년대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예술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경이로움 또는 신비감을 아우라(aura)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방탄소년단에게서 아우라를 발견한다. 3. 연예 산업에 의해 만들어진 과거의 아이돌이 노래하는 기계나 마네킹처럼 보였다면, 방탄소년단은 살아 있는 예술가다. 4. 그들은 10대가 쓰는 10대 이야기라는 사실을 내세운다. 리더인 RM 이외에도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모든 멤버들은 스스로 작사·작곡을 주도한다. 5. 방탄소년단은 1960년대 로큰롤 혁명처럼 시대정신을 표현한다. 보통의 아이돌이 개인에 집중하는 데 비해, 방탄소년단은 사회문제를 표현한다. 재미있고 행복한 음악보다는 젊은이들이 겪는 괴롭고 불행한 현실을 표현한다. 6. 방탄소년단은 ‘아미(Army)’라는 거대한 팬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방탄과 아미의 관계는 중심과 주변의 관계가 아니다. 방탄이 생산하는 수평적 판타지가 팬과 강력한 연대를 형성하면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일으킨다. 7. 그리고 여기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허리케인을 일으킨다는 카오스(Chaos) 이론이 말한 현상이 일어난다. 아미는 단순히 음악을 청취하고 콘서트에 가는 소극적 팬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현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역동적 팬덤을 형성한다. 8. 인류 대부분을 연결하는 소셜 미디어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실현한 새로운 기술 환경을 제공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부족이 탄생하는 이유는 서로 호혜적 연대를 맺으려는 사람들의 본능과 관습에서 기인한다. 9. 온라인 소셜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 연결성의 진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자유시장에서 분리되고 파편화된 개인들은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사회적 인간의 욕구를 충족한다. 10. 계급, 정당, 국가가 사라지는 자리에 새로운 작은 공동체가 자리를 잡는다. 영화 《매트릭스》가 포스트모던 현상의 상징이었듯이 방탄소년단과 아미도 새로운 시대적 징후로 해석돼야 한다. 11. 어떤 사람들은 아이돌의 전 세계적 인기가 K팝의 성공 사례이며, 드라마에 이어 한류의 확산이라고 본다. 반면에 존 리 버클리대 사회학 교수는 《케이팝》에서 K팝은 단지 미국의 상업문화를 추종하며 연예산업이 제조한 문화상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12.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한류의 성공 사례라고만 볼 수도 없고, 단순하게 미국 문화의 아류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어쩌면 방탄소년단은 로컬 문화와 글로벌 문화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혁명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BTS 혁명] 파편화된 개인들의 새로운 관계 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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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9일 오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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