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기자에게 '서울을 상징하는 장소가 어디 같으냐'고 물었다. 경복궁, 덕수궁, 남대문 등을 꼽자 냉정히 말했다. "유럽 사람 눈에는 한국 궁궐이 다른 아시아 궁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남산 'N서울타워'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한국을 여행하고 정말 별로였다고 말하는 주변 친구도 있다."
"서울은 도심 한가운데서 장인이 여전히 수작업을 하는 대도시다. 미래적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을지로 3가 인쇄소 골목이 있다. 성수동 카페 이웃엔 수제화 공방이 있다. 진정성 있는 노동 현장이자, 유럽은 잃어버린 중세적 풍경이다. 파리엔 19세기 이후 도심에서 장인이 일하는 아틀리에(공방)가 사라졌다. 부티크만 존재한다. 중국, 일본에도 없는 풍경이다. 서울 사람들도 이런 모습이 미학적임을 깨닫는 것 같다."
'서울'이라는 컨텐츠를 세일즈해야 한다면 한강, 남대문, 63빌딩, N서울타워, 궁궐을 팔지 마세요. 을지로 3가의 인쇄소 골목, 성수동의 수제화 공방 같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리지널'을 파세요. '루이비통 트래블북 서울'을 만든 프랑스 작가 듀오 '이시노리'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