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성장에는 여러 유형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일단, 가장 이상적인 유형은 오랜 시간 동안 매달 10% 이상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이란 회사마다 다르기 마련인데, 일반적으로는 그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KPI의 성장이다. 대부분의 회사에게 이건 매출인데, MAU나 PV와 같은 수치를 매출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도 많기 때문에, 이건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이렇게 매달 꾸준히 성장할 순 없고, 대부분 업&다운을 반복한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보면 성장 곡선이 출렁거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잘하는 회사라면, 꾸준한 상향곡선 또는 상향직선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하는 회사들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inflection 구간’들이 보인다.
그런 회사들의 성장 그래프를 보면 일정 기간 동안은 매출이 특정 구간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예를 들어, 2018년 2월~7월, 5개월 동안은 월 매출이 5억 원~9억 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한다.
그런데 갑자기 7월에 매출이 15억 원대로 뛰고, 그 이후 7월~12월까지는 이 숫자가 15억 원~19억 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한다. 그리고 2019년 1월에 매출이 30억 원대로 상승하고, 그 이후에는 등락이 있지만 월 매출 30억 원 이상을 유지한다.
그리고 회사가 계속 잘하면, 이런 패턴을 반복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등락을 계속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계단과 같은 그래프를 보이면서 계속 성장한다. 위 예시의 2018년 7월, 2019년 1월이 inflection 구간이다. 회사에는 이 순간이 아마도 깨달음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는 창업가들에게 물어보면, 수치가 등락을 반복하는 구간은 다양한 실험을 하는 기간이고, 이 실험으로부터 뭔가 깨닫고 배우는 게 있고, 그 이후에는 순간적으로 점프하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그 이후에, 다시 예전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기 위해서 또 실험하고, 배움을 다시 적용해서 또 점프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걸 발견한다고 한다.
이 inflection 구간이 왜 생겼는지, 왜 그 동안 특정 구간 안에서만 움직이던 수치가 갑자기 크게 성장했는지를 수치화 할 수 있다면, 이건 우리의 공식이 되고, 무기가 될 수 있다.
그 시기에 회사에 어떤 일이 있었고, 개발팀에는 어떤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고, 마케팅 부서에서는 어떤 특정 매체에 광고했고 페이스북 광고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영업 부서에서는 어떤 새로운 툴을 도입했는지, 이런 방법으로 회사에서는 어떤 트리거가 작용해서 이런 큰 성장이 있었는지를 최대한 정량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도 비슷한 공식을 계속 재활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성장을 직접 만들고 컨트롤 할 수 있는데, 비즈니스가 이 수준까지 올라가면 새로운 시각으로 더 큰 성장을 만들 수 있다.
투자자들도 이런 비즈니스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성장을 만들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이고, 성장 자체가 100% 운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실력에 의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