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창업 독서모임, 2명에서 300명 커뮤니티로 성장하는 법> (앞으로 창업이나 사업이라는 단어를 쓸 건데, 이는 린치핀 활동들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루어지지만 이 또한 창업, 사업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어를 '저'로 쓴 것은, 린치핀 팀을 구성하기 전 필자의 행보입니다.) ​ 저는 21살, 대기업 인턴을 하다 큰 회의에 빠졌습니다. 열정과 패기가 하늘을 찌를 때라 대기업의 분업화된 구조 속에서 저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당연히 인턴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 당시엔 참을 수 없는 지겨움이었습니다.) 뭐라도 좋으니 주체가 내가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 하지만 저는 막상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4년제 대학, 2학년 애송이였고, 이런 현실 점검은 처음으로 제 손으로 책을 읽게 하는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 저는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은 죽어도 싫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제 의사로 결정한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할 자신이 있습니다. ​ 저는 3개월 동안 자기계발, 경영, 경제 분야 책 100권을 읽었습니다. 그 기간으로 인해 인생이 통째로 바뀌었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세상을 인식하는 법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 처음으로 세상의 많은 혁신가들을 책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를 처음 접하고, 그의 인류 화성 이주 계획을 보았을 때, 저는 제가 인식하는 세상이 너무 좁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책도 책이지만 결국 일은 사람을 만나야 시작이 된다는 생각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기로 결심했습니다. ​ 길을 가다 아무나 붙잡고 말을 걸 수는 없으니, 그 당시 재미를 붙였던 책과 관련된 모임을 나가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한티역의 독서모임을 처음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매주 주말 아침, 책을 매개로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듣는 것은 너무나 새로웠습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다른 견해를 보이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 다양한 사람을 만나러 간 독서모임이었기 때문에, 매주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꼭 모르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번호를 따서 카톡을 주고받았습니다. ​ 지금 당장 뭘 시작해볼지 모르겠으면, 이것부터 시작해보길 추천합니다. 매일 똑같은 사람과의 똑같은 대화는 자극을 주기 힘듭니다. 특히 원하는 목표가 있거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드시 낯선 환경과 사람이 필요합니다. ​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독서모임에 한 주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인맥을 늘려나가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당시 독서모임을 이끌던 김형환 교수님은 창업 분야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셨는데, 우리가 펼쳐나가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며, 1시간 무료 코칭 시간을 주셨습니다. ​ 커피 한 잔을 대접하고, 이런 귀한 시간을 얻다니... 그 전날 할 질문을 미리 목록화했던 기억이 납니다. ​ 첫 번째로 여쭤보고 싶었던 질문은 제가 가장 답답하게 느끼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 "왜 이렇게 제 주위엔 저와 비슷하게 창업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없을까요? 저 혼자서는 창업이나 프로젝트 시작이 쉽지 않은데, 주변에 깨어있는 친구들이 없으니 막막합니다." ​ 교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그런 친구들을 모을 판은 벌려봤니? 전국에 너랑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친구들은 네가 판을 벌려야 그걸 보고 모인다." ​ 그리고 덧붙이시길, "작은 커뮤니티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기업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을까? 커뮤니티는 사업의 시작이다. 사람들을 모아보는 과정, 그 속에서 가치를 제공하는 연습은 모든 사업가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거치는 구간이다." ​ 주체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제 생각은 생각에서 그쳤던 것입니다. 그날 바로 독서모임 컨셉과 이름을 정해 소모임이라는 어플에 모집공고를 올렸습니다. ​ 2명에서 시작한 독서모임은 한동안 유입인원이 0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 각지로 확장되어 300명까지 늘었습니다. ​ 어떻게 유입인원이 0명이었던 우리가 몇 백 명의 인원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 커뮤니티를 처음 운영해보거나 사람을 모집하는 방법과 관련하여 추천하고 싶은 결정적인 노하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1. 소모임이라는 어플을 다운받습니다. ​ 2. 회원가입을 하게 되면 모임들이 주제 또는 지역별로 나열되는데, 모임의 썸네일 / 모임명 / 모임 회원 숫자가 나옵니다. 이 세 가지 항목을 주목하세요. ​ 3. 모임마다 회원 수 차이가 꽤 있을 겁니다. 어떤 모임은 인원수가 10명 이하에 그치거나 심지어 1명인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몇 백 명 이상의 모임도 존재할 것입니다. 위 세 가지 항목을 비교해보면서 회원 수가 많은 모임에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분석해봅니다. ​ 같은 컨셉이라 하더라도 모임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입수와 회원 수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이게 바로 카피라이팅의 힘입니다. ​ 처음에는 우리도 단순히 창업 독서모임, YFC(Young Freedom Club)이라고 모임명을 설정했는데 다른 모임들과 차별성이 없어 유입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포자기 상태로 모임명을 바꿨더니 하루 만에 15명이 늘어났습니다. 바꾼 모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언제까지 현재와 똑같이 지내실 건가요?' ​ 그 당시에 이런 모임명은 나름 파격적이었습니다. 다들 무슨 무슨 모임 이 정도에서 그쳤지, 모임명 자체가 현재 상황을 각성시키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 성장하고 싶지만 나태하게 오늘을 보냈던 사람들은 이 문구에 흠칫 놀랐고, 반응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카피가 보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너무 어그로를 끌어버리면 오히려 호기심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자극을 주면서도 정도를 지나치지 않는 것 또한 길러야 하는 감각이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잘 되는 모임과 안되는 모임의 차이점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 보면 좋습니다.) ​ 유튜버 신사임당님도 유튜브 프리미엄(중간 광고 제거)을 구독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역시, 광고로 요즘 사람들이 어떤 게 필요한지, 요즘 트렌드는 어떤지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광고 속에 나오는 카피들 중 눈에 띄는 문구는 기억했다가 이후에 활용하신다고 하니,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는 필수인듯합니다. ​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가입한 분들이 생겼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모임 일정과 장소,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모임원들에게 공지를 꼼꼼히 하고 의견을 묻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이 과정이 해본 사람으로서 매우 귀찮은데, 성공은 귀찮은 일의 반복에서 온다고 하니 이 과정을 부디 즐기길 바랍니다. ​ 우리는 또한 모임 개설 전에 한티역 독서모임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모임을 참석해보며, 각 모임의 장점을 우리 모임에 접목하려고 했습니다. 참여자의 관점에서 어떤 모임이 이후에 알차고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모임을 진행할 때의 주의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첫 번째, 모임장끼리만 아는 대화를 하거나, 모임장의 발언시간이 가장 길지 않도록 유의하셔야 합니다. 모임은 세미나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런 모임에 참석해보기도 했었는데, 모임이 끝나고 나올 때, 주최자들이 잘난 체하는 걸 2시간 들어준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는 것보다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잘 들어주기만 해도, 그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모임장은 자신의 발언시간이 줄더라도, 최대한 참석자 전원이 발언할 기회를 확보해 주어야 합니다. ​ 두 번째,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모임에 애착을 가지는 건 단순히 컨텐츠가 좋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할 때 누구나 그렇듯 우리도 서툴렀지만, 인간적인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참석자분들이 분위기를 띄워주고, 운영을 도와주셨습니다. ​ 앞에서 사업은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고 했듯, 모임이라고 다를 것은 없습니다. ​ 우리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단체톡방보다 개인톡방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이는 엄연히 느껴지는 친밀감이 다릅니다. 단체톡방에서의 장문 카톡보다, 개인적으로 보내는 한 줄 카톡이 어떨 땐 그 사람의 마음을 더 움직입니다. ​ 모임 이후, 참석자들에게 간단한 칭찬과 격려를 담은 개인 카톡을 보내는 것은 재 참석률을 100% 보장할 것입니다. ​ 생각보다 별게 없어 보이지만, 모임은 시작하는 것보다 지속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지속해서 이 두 가지라도 지켜본다면 아마 큰 모임으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 자 다시, 2명에서 시작한 독서모임이 어떻게 300명으로 성장했는지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일단 모임 구색을 만듭니다. (모임명, 모임 컨셉 등) ​ 2. 소모임 어플이나 네이버, 당근마켓 우리 동네 등등의 다른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을 모읍니다. 이미 주위에 결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제안해서 모으셔도 무관합니다. (10명까지는 일일이 모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 3. 모임 일정 및 장소를 정하고, 모임을 진행합니다. ​ 4. 모임을 진행할 때는 최대한 모임 진행자보다는 모임 참가들이 많이 발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합니다. (o, x로 끝나는 질문보다는 지난주 감사했던 일 3가지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질문이 더 좋습니다.) ​ 5. 모임이 어땠는지 함께 말하는 시간을 가지고 마칩니다. 모임 후에 웬만하면 뒷풀이는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뒷풀이를 모임보다 더 열심히 하는 모임들이 있는데, 이는 자칫 모임이 소개팅을 주선하는 자리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두 번은 괜찮지만 의미 없는 술자리가 계속되는 것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모임을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 6. 모임 후에도 오픈 톡 방을 통해 가벼운 인사 및 후기, 사진을 공유합니다. ​ 7. 모임 초반엔 특히 한 분 한 분에게 집중하며 단톡방 외로 개인적으로 의견을 묻고, 애프터 톡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8. 모임 인원이 증가하면 그 속에서 모임을 주기적으로 참가하는 인원에게 함께 모임을 운영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 9. 운영진의 숫자가 늘어나면 모임의 갯수가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운영진 한 명 당 모임 전체 인원은 6~8명이 적당합니다.) ​ 10. 여러 모임이 한 곳에서 통합적으로 후기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오픈 톡 방이나 네이버 카페를 만들어서 관리합니다. ​ ​ 린치핀이 운영하는 독서모임 또한 한 개의 모임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서우 각지와 수도권에서 같은 시스템과 구성으로 다수의 모임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임들은 현재 린치핀 크루들이 각자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린치핀 크루의 약 3년간의 시행착오가 궁금하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전, 모임 운영을 해보는 것만큼 좋은 경험은 없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크루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을 맞아, 온라인 줌으로 하는 모임으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 사람이 어느 정도 모이고 재 참석률이 보장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모임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때가 있습니다. 이때부터는 모임의 성격과 맞는 사람, 결에 맞는 사람을 골라서 받기를 추천합니다. 아무나 다 모여 있는 모임은 이후 수익화를 하거나 다른 브랜드들과 협업할 때 어떤 색깔도 내지 못합니다. ​ 따라서 이 시기부터는 게시판에 자기소개 양식을 마련해두거나 네이버 폼(또는 구글 폼)을 활용해서 서류심사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글만 읽어봐도 지원자가 연애를 하러 왔는지, 진짜 모임을 하러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우리는 여기서 나아가,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합니다. 시간 관계상 어렵다면 줌으로라도 대화를 나눠보길 바랍니다. 대화를 해보면 그 사람이 경험한 과거나 생각들을 훨씬 깊게 알 수 있습니다. ​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찾고 내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아이디어나 매출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선 안됩니다. ​ 커뮤니티는 이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굉장히 커질 원티드 커뮤니티도 화이팅입니다!

린치핀클라쓰

카카오톡채널

린치핀클라쓰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1년 10월 6일 오전 8:5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