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퍼실리테이션에 대해 ‘참여식 강사들이 수강자를 특별하게 다루는 방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퍼실리테이션은 사실 Group Work를 잘 하기 위한 역량이다. 구성원들의 협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퍼실리테이션 역량이 필요하다.
리더들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 한편, VUCA 세상은 위임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요청한다. 이 둘 사이에서 충돌이 생긴다. 조직이 수평이냐 수직이냐의 판단 기준은 ‘누가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느냐?’이다.
리더가 높은 책임의식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조직은 수직적 조직이다. 구성원들이 업무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조직 차원의 전략적 결정 역시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하는 조직은 수평적 조직이다.
VUCA 시대엔 과거의 경험으로 습득한 지식이 의사결정의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신속한 결정의 필요성은 크고 유용한 정보의 수명은 짧다.
일선에서 빨리 결정하고, 결정에 참고한 정보를 조직 차원에서 민첩하게 다루는 역량이 있어야 조직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수평적 조직이란 이것이 가능한 조직을 뜻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VUCA 시대에는 문서로 된 보고서를 작성하기보다는 회의에서 직접 묻고, 듣고,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회장은 사장에게, 사장은 임원에게, 임원은 팀장에게, 팀장은 팀원에게 물으면 된다. 전사적인 이슈는 다 함께 모이는 타운홀을 개최하면 된다.
이런 회의에서 물어봐도 대답이 없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발언에 미숙하기 때문이 아니다. 리더가 퍼실리테이션에 미숙하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참여자의 침묵을 탓하지만, 사실 구성원의 적극성보다는 리더의 퍼실리테이션이 부족이 원인이다.
효과적인 회의가 되려면 ‘가장 좋은 주장이 의사결정에 담기는’ 원칙이 실현되어야 한다. 목소리 큰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과거에 성공했던 사람이 아니라, 이번 회의에서 가장 타당한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야 한다.
VUCA 시대에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지식을 회의에서 마음껏 꺼낼 수 있도록 리더가 돕는다면 그 조직은 최신 정보와 지식으로 살아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구성원의 존재감은 높아지고 일할 동기가 충만해질 것이다.
리더는 현명한 결정이 일어나도록 돕는 사람이다. 스스로 해낼 수도 있겠지만, 타인의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고 반영하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중립자의 태도로, 묻고, 듣고, 적을 줄 아는 퍼실리테이션 역량은 VUCA 시대의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다. 리더는 곧 퍼실리테이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