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별은 적어도 죽음이 왜 일어났는지를 | 커리어리

“다른 사별은 적어도 죽음이 왜 일어났는지를 알아요. 사고나 질병처럼. 그런데 자살 사별은 다 추정일 뿐이죠. ‘왜’라는 물음에 확실한 답을 얻을 수가 없어요. 죽음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거죠. 이것이 애도에 주는 영향이 어마어마하게 커요. 화가 나기도 하고, 특정인을 탓하기도 하고, 내 탓을 하기도 하죠. 그런 감정들이 애도를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요. 애도 이론의 첫째가 ‘그 죽음을 인정하라’거든요. 고인의 존재가 물리적으로 사라진 걸 인정하라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이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자살 사별은 죽음의 이유를 모르니 인정하기가 힘들죠. 그 산을 넘는 게 가장 고된 일이에요. 거기다 자살로 누구를 잃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특성도 영향을 미치죠. 그러니 사별 반응도 겪기가 어렵고요. 외면하거나, 빨리 잊고 싶어하는 반응도 보이죠. 누군가를 잃으면 일단 너무 슬퍼해야 하는데, 이런 이유들로 슬퍼하지를 못하는 거예요.” “책에 등장하는 ‘마인드 피크닉’ 참가자 중 한 명이 죄책감으로부터 멀어진 계기를 말한 게 있어요. ‘나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고인에게 절대적인 힘을 끼치거나 엄청난 변화를 주기는 힘들었겠구나’하는 걸 깨달았을 때라고요. 어떤 사람도 다른 누군가에게 완벽하게 지배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걸 안 거죠. 내가 감히 다 알 수 없었다는 걸 받아들이면, 그 죽음에 기여했다는 죄책감에서 좀 벗어날 수 있죠.”

애도를 유예당한 사람들... 자살 사별자의 슬픔을 등에 지고 가다

한국일보

2021년 11월 26일 오전 9:25

댓글 0

주간 인기 TOP 10

지난주 커리어리에서 인기 있던 게시물이에요!

현직자들의 '진짜 인사이트'가 담긴 업계 주요 소식을 받아보세요.

커리어리 | 개발자를 위한 커리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