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가 탈선을 했을 때> 1/ 2017년 우버 스캔들이 터졌을 때, CEO인 트래비스 캘러닉의 대처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내 성차별 이슈가 터져나왔고, HR부서가 이를 의도적으로 덮은 정황이 발견되었으며, 경쟁사인 Lyft의 드라이버들을 탈취하고 경쟁사 서비스를 방해했으며, 택시 협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눈가리개용 가짜 버전을 공무원에게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들로부터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한동안 언론에 떠들석했으나, 정작 CEO는 물러날 의사가 없었고, 사내 코칭 강화, COO 고용, CEO 휴직 정도가 해결책의 전부인양 행동했다. 2/ 이런 행태가 가능했던 이유는, 우버 창업자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 11석 중, 7석만 채워졌고, 이중 3석은 공동 창업자 2명과 초기 직원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석은 창업자에 친화적인 이사회 멤버였고, 2석만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었다. 다른 1명의 사외 이사가 문제 제기하더라도 4석을 가진 창업자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구조였다. 3/ 역사적으로 창업자가 처음부터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198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VC가 이사회를 지배해왔고, 창업자는 IPO 직전에 쫓겨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IPO를 통해 청산을 해야 했던 당시의 VC들은 IPO를 위해 경험있는 '양복쟁이'를 CEO로 고용해왔고, 이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이 힘들게 만든 회사를 투자자에게 뺏기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4/ 하지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창업자의 보복'이 시작되었다. 1995년 넷스케이프의 성공적인 IPO가 변곡점이었다. 수익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는 기존 통념을 완전히 깨트렸고, 경험 적은 창업자들이 충분히 IPO를 성공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넷스케이프의 IPO는 폭발적인 닷컴 붐을 일으켰고, 투자 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후로, 몇 가지 시장 변화가 투자자보다 창업자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주었다. — 1) IPO외 장외거래 시장과 인수합병이 매우 활발해지면서, IPO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 — 2)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창업자가 혁신을 빠르게 선도하는 것이 더 중요 — 3) VC보다 엔젤과 Seed 투자가 더 활성화 — 4) 창업자의 힘이 더 커지면서 차등의결권이 보편화 (예, 창업자가 투자자 주식보다 10배 투표권 보유) — 5) 회사가 급성장함에 따라, 후속 투자를 진행하고자 하는 VC 입장에서 강하게 나갈 수 없는 상황 — 6) 이런 흐름 속에서 '창업자 친화적인' VC들이 대거 등장 5/ 하지만, 최근 우버와 테라노스 등 창업자 CEO들의 윤리적 만행이 제동 없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많은 CEO들이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창업자 CEO들의 탈선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 해결해야 할 구조적 결함이다. 이제는 투자자와 창업자간 균형점을 되찾을 필요가 있으며, 몇 가지 해결 방안은 다음과 같다. — 1) 창업자 CEO를 견제할 수 있는 경험있는 COO 고용 — 2) VC가 투자 단계에서 본연의 역할에 대해서 명확히 인식 — 3) 이사회 멤버에 독립적인 사외 이사 추가 6/ Facebook은 IPO를 하기 4년 전에 경험 있는 셰릴 샌드버그를 COO로 영입했다. 열정이 높지만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창업자 CEO와 경험 많은 COO간 파트너십은 모범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VC들은 후속 자금 조달의 전제조건으로 경험 있는 임원진의 고용을 요청해야 한다. 7/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비윤리적인 회사에 투자를 할 것인가? 차등의결권으로 실질적 권한 행사가 어려운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가? 모두 VC의 무한책임사원(GP)가 유한책임사원(LP)과 의사소통할 때 반드시 넘겨집고 가야 할 질문이다. 최근 창업자의 만행은 VC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은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책임감을 깨닫고 투자 의사 결정 단계에서 본연의 질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8/ 우버 사태로 독립 사외 이사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우버의 창업자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었으나, VC인 벤치마크가 이슈 제기를 명확히 하고, CEO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문제를 인정하고 퇴진하지 않는다면 외부에 공개하고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자, 결국 트래비스는 퇴진했다. 이후 트래비스는 사기, 계약 위반 등으로 고소되었다. 9/ 우버 사태는 의식 있는 이사회 멤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사회 구성이나 의결권 구성이 창업자에게 아무리 유리하게 되어 있더라도, 단호하고 응집력 있는 행동은 회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제 실리콘밸리는 투자자-창업자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Steve Blank, "When Founders Go Too Far", Harvard Business Review (November–December 2017)>

How Company Founders Become Tyrants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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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일 오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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