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과 거스 히딩크는 모두 탁월한 리더십으로 유명한 축구 감독이다. 그러나 두 감독의 리더십 스타일에는 큰 차이가 있다. 퍼거슨 감독이 냉철하고 과감한 결단력으로 팀을 이끌었다면, 히딩크 감독은 공감과 분석을 통한 세심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퍼거슨 리더십1. 장기적 인재 육성 팀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위해 퍼거슨 감독은 기초를 다지는 것부터 출발했다. 1986년 맨체스터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당시 유명했던 선수들을 영입하는 대신, 맨체스터의 유소년 프로그램을 현대화했다. 9세 이하 유망주들을 위한 센터를 설립하고 재능있는 젊은 선수를 영입·육성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데이비드 베컴이 바로 이 유소년 프로그램 출신이다. 이들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맨유의 위대한 업적 달성에 크게 기여했고, 퍼거슨 감독은 이들을 통해 팀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퍼거슨 리더십2. 과감한 팀-리빌딩 퍼거슨은 선수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고민을 통해 팀-리빌딩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는 팀이 정상에 오르면 그 팀을 해체하고 새로운 팀을 만들었다. 팀의 가치 상승과 연속성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으로 아끼는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내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라이언 긱스는 “퍼거슨 감독은 절대 현재 순간만을 보지 않는다. 그는 항상 미래를 내다본다. 그에게는 무엇을 강화해야 하고, 무엇을 새로 바꿔야 하는지 파악하는 요령이 있다”고 했다. 퍼거슨 리더십을 연구한 애니타 엘버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퍼거슨의 독선적인 스타일은 논란의 대상이지만,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맨유에는 특색있는 서로 다른 팀 4-5개가 있었다”며 그의 팀빌딩 능력과 빠른 변화 대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퍼거슨 리더십3. 높은 기준 설정 퍼거슨 감독은 항상 선수들에게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 “훈련에서 보는 것이 그대로 실전에서 나타난다”며 훈련 세션에서도 높은 수준의 집중력, 속도, 퍼포먼스를 요구했다. 동시에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낮은 수준을 생각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집단은 더 이상 발전이 없다”, “높은 수준의 기준을 설정하여 내면에 존재하는 강렬한 열망을 끌어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구성원들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퍼거슨 리더십4. 강력한 통제권 퍼거슨 감독은 규율과 통제권을 중시했다. 선수가 기준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통제력에 도전하면 강력하게 대응했다. 뛰어난 선수라도 팀워크를 해치거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면 가차없이 내쫓았다. 그는 “클럽의 장기적인 관점은 그 어떤 개인보다 중요하며, 관리자는 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황이 통제불능 상태가 되기 전에 신속하게 반응해 통제력을 유지했다. 이를 통해 맨유를 장기적으로 이끌고 명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히딩크 리더십1. 설득과 합의 2001년 한국 대표팀이 연이어 5:0으로 패배하자 히딩크 감독은 ‘오대영 감독’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체력훈련에만 집중하는 훈련방식에 기자, 축구팬, 협회 관계자, 국민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힘든 체력 훈련에 대해 불만을 갖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히딩크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BOI(경영성과지표, Business Outcome Indicator)를 측정하고 세계적인 선수들의 BOI와 비교했다. “유럽 일류 선수들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축구는 기술 85, 전술 60, 스피드 80, 자신감 60, 성취동기 100, 사명감이 99이다. 반면 힘과 지구력 50, 경험과 불안 억제력 30, 경기 중 의사소통과 책임감은 20이다.” “정상 맥박 평균 회복 속도는 30초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정상 맥박으로 돌아오는 데 4분이 걸린다. 회복력이 받쳐주지 않고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하며 체력훈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리고 맥박 회복 속도를 4분에서 30초로 줄이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기자, 협회, 축구팬과 국민들은 이 목표에 동의했고, 더 이상 체력 훈련 방식에 대한 압력과 비난을 받지 않게 되었다. 🖍히딩크 리더십2. 맞춤형 동기부여 히딩크 감독은 구성원들의 개성과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동기부여를 했다. 내성적인 성격이던 박지성 선수는 처음에 히딩크 감독의 작전 지시 방식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어느 날 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낙담하던 박지성 선수에게 히딩크는 이렇게 말했다. “박지성 씨는 정신력이 훌륭합니다. 그런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2002년 월드컵 내내 이 한 마디를 기억하며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을 상대로 골을 넣어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편, 히딩크는 안정환 선수가 자존심이 매우 강해서 자극을 받으면 즉각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속으로는 안정환 선수를 훌륭한 공격수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스타일지 모르나, 당신의 소속팀인 페루자에서는 후보 선수에 불과하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를 대표팀 주전으로 쓸 수는 없다.” 안정환 선수는 히딩크 감독의 자극에 반응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그 결과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며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넣었다. 🖍히딩크 리더십3. 효율적 소통과 몰입 히딩크 감독은 불필요한 선후배 문화나 제도를 없앴다. 그는 선수들에게 경기 중에는 반말로 의사소통할 것을 요구했다. 팀 스포츠에서는 선수들 간의 소통 수준이 창조적 플레이를 결정하는데, 존댓말 문화는 선수들이 위계를 의식하고 경직된 플레이를 하게 했고, ‘선배님'이라는 긴 호칭은 찰나의 순간 효율적인 소통과 의사결정을 방해했다. 또한 히딩크는 선배 선수가 후배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이 더 자주 소통하며 훈련을 받게 했다. 이영표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히딩크를 위해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얻어서 매 경기 100%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수한 지도자의 핵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승리를 부르는 퍼거슨과 히딩크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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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부르는 퍼거슨과 히딩크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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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0일 오후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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