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츠의 뉴스레터를 구독 중이다. (물론 더 많은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중인데, 실제로 내가 그걸 읽는 건 일주일에 몇 편 뿐이다) 보통 같으면 다른 제목에 밀려 잊어버렸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제목이 "The future of smoking"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오랜 흡연자고 아직은 금연할 생각도 의지도 없다. 뉴스레터는 쿼츠의 특집 기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의 첨병으로 이해되는 미국 담배 산업이 어떻게 테크놀로지와 결합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자담배가 미국 청소년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이 이슈를 입체적으로 보도록 도와주는 온갖 정성적, 정량적 리포트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상냥하고 친절하게 소개했다. 그런데 쿼츠의 이 기사는 유료 기사다. 유료 회원 가입을 하라고 해서 살펴보니 매달 8.33 달러를 내면 모든 기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잠시 망설였다. 이 기사가 과연 내가 영어로 된 뉴미디어의 월구독을 할 만큼 가치있을까. 사실 나는 그저 퍼블리 뉴스에 이 링크를 남기고, 내가 조금 더 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코멘트를 몇 마디 붙이기 위해 이 뉴스가 필요한 걸텐데, 8.33 달러가 과연 그 정도의 값으로 적당할까? 그러니까 조금 마음이 복잡해졌다. 구독모델은 무엇인가. 아니, 좀 더 근본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부딪치는 장벽은 콘텐츠 퀄리티나 경쟁 모델이 아니라 좀 더 심플하고 말초적인, 일견 유치한 심리적 장벽이 아닐까. 한편, 뉴스레터와 매력적인 콘텐츠, 그리고 랜딩 페이지와 결제 창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세스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게 된다. 아주 미묘한 단어와 위트 있는 문장, 그리고 0.5초 정도가 좌우하는 팝업 창의 타이밍 같은 것들. 콘텐츠로 돈을 번다, 아니 콘텐츠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의 막막함을 새삼 상기하는 밤이다. 쿼츠, 결국은 결제하지 못했다. 어떤 이들에게는 별 거 아닌 감상일지 모르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그 이유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How big tobacco and tech are reinventing smoking for the 21st century

Quartz

How big tobacco and tech are reinventing smoking for the 21st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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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9일 오후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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