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친구를 보내며

일work 삶life 공감 아티클 371 오늘 무려 10년 동안 가까이 지내던 친구와 이별했습니다.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말하고 움직이던 친구는 아니었지만 오랜시간 묵묵하게 같이 있어준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 마트에서 오이를 사듯 무심하게 고르고 만난 친구라고 부인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도 10년 동안 사고 없이 안전하게 아들과 딸까지 품에 안고 달려 주었습니다. ​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가정 형편이 좋아지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조금 더 큰 녀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정이 들었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주려고 고민도 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함께 가려고 했는데.. ​ 어두운 방안 구석에 잠만 재우는 것이 친구에게도 미안했습니다. 차라리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사랑받으며 지내는 것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예상보다 새로운 주인을 빠르게 찾았습니다.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이 계신 덕분입니다. 오늘 친구 몸 안에 잔뜩 넣어 두었던 짐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 새로운 주인에게 사랑받으며 신나게 달리길 기도합니다. “그동안 고마웠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필요할 때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 잘 가렴. 친구야,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만나자!

2022년 10월 18일 오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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