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새롭게 내놓은 서비스, 새로 인수한 기업, 경쟁사끼리의 제휴 등을 살펴보면 1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모두 커머스에서 커뮤니티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왜 커뮤니티를 지향할까요? 커머스만 있으면 커뮤니티가 될 수 없지만, 커뮤니티는 커머스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가장 자주 접속하고, 오래 접속하는 서비스. 즉, 커뮤니티가 되면 커머스, 콘텐츠는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1️⃣ 2021년 기준 국내 중고거래 규모는 약 24조 원입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당근마켓인데요. 당근마켓은 커뮤니티(동네) 기반 커머스이자 동네생활 플랫폼입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은 모두 커뮤니티 성격이 강합니다. 여기에서만 살 수 있다, 여기에서만 팔 수 있다와 같이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개성이 더해졌습니다.
2️⃣ 기업 인수를 보더라도 커뮤니티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네이버는 2조 3천억 원을 들여 미국 패션 중고거래 포시마크(POSHMARK)를 인수했습니다. 포시마크는 사용자 80%가 MZ세대로 비교적 젊은 플랫폼으로 인스타그램(소셜)과 당근마켓(커뮤니티)을 합쳐놓은 것과 비슷합니다. 네이버는 인수를 위해 1년 동안 저점을 기다렸다고 발표했는데, 왓패드 지분 100%를 인수했을 때의 금액은 7천 억 원보다 적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3️⃣ 모두 네이버가 인수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을 들여 '왜 중고거래 플랫폼'을 '왜 지금', '왜 이 가격에' 인수하는지 의문을 보였습니다. 네이버는 한국(크림)은 물론 일본(빈티지시티), 유럽(왈라팝), 미국(포시마크)에서 모두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커뮤니티 서비스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이야 말로 커뮤니티로 기능할 수 있는 유일한 커머스 플랫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4️⃣ 중고거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옷', '신발'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➊ 환경보호 - 유니클로, 자라 등 패스트패션이 환경을 해친다는 생각에 중고옷을 선택합니다
➋ 저렴함 - 중고옷은 감가상각이 크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➌ 독특함 - 중고거래 시장에서만 살 수 있는,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 개성 있는 옷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➍ 재미 - 중고거래 경험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 경험 자체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5️⃣ 미국에서는 '못난이 과일'을 파는 'Misfits Market'이 경쟁사 'Imperfect Foods'을 인수하면서 Top 2 기업이 하나로 합쳐질 예정입니다. 두 기업 모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는 가치를 내세우며 못난이 음식, 잉여 농산물을 4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데요. 팬데믹 기간에 크게 성장했지만 앤데믹 이후 오프라인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어려움을 겪는 중에 힘을 합치기로 결정한 겁니다. 아마존 자회사인 훌푸즈, 월마트도 못난이 과일, 채소 등을 취급하면서 경쟁이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한국에서도 '어글리어스', '프레시어글리' 등 친환경 못난이 채소박스를 정기배송하는 서비스가 있는데요. 가만히 살펴보면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커머스 성격이 강합니다. 나중에는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려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