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내려놓기

01. 어마어마한 금액에 어도비에 인수된 디자인 툴 회사 '피그마'의 뒷이야기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중 은둔의 경영자를 넘어 수줍음의(?) 경영자라고 평가되던 창업자 딜런의 인터뷰도 이제 꽤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죠. 02. 최근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 한 편은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완벽주의를 포기하자'는 제목부터가 저, 그리고 우리가 속한 조직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봤거든요. 03.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완벽주의에 사로잡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죠. 그동안 일하며 만났던 분들 중 제가 존경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런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완벽함의 가치를 알고 추구하되,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혹은 완벽함을 잠시 잊어도 되는 순간에는 과감하게 결정하고 움직인다.' 04. 언뜻 봐선 지극히 개인적인 잣대로 내리는 판단이라 생각되겠지만 실제는 정 반대였습니다. 그들은 완벽함이라는 애매한 워딩 대신 '왜 완벽해야 하는지, 굳이 완벽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결정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었고, 때로는 '완벽함을 10이라고 봤을 때, 지금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우리는 언제 10을 달성해야 하는지'를 짚어주는 분들이었으니까요. 05. 저는 피그마의 '딜런'이 주는 교훈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의 역사 속에서 아쉬웠던 지점은 완벽주의에 빠졌던 것이 아니라 완벽함이라는 단어를 조금 더 스마트하게 풀어내지 못한 것, 이를 유연하게 관리하지 못한 것이라는 반성에 가까웠으니까요. '역시 완벽함보다는 속도전이야'라고 가볍게 퉁칠 일은 아닌 거죠. 06. 우리가 아는 '완벽(完璧)'의 본래 뜻은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입니다. 즉, 결함 없이 온전히 보존된 상태를 뜻하죠. 영어 단어 Perfect는 '실행하다', '완수하다', '끝내다'는 뜻의 라틴어 perfectus로 부터 기인했습니다. 즉 무엇을 결함으로 규정할지에 따라 완벽에 대한 기준이 바뀌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임무의 완수이고 완성인지를 합의함에 따라 Perfect에 대한 인식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07. 우리도 어쩌면 때때로 자기만족을 위한 '완벽함'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 물론 그 완벽함이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만들어주기도 한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또 다른 흠을 만들어내지는 않는지, 임무를 완수하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 가장 근본적인 물음부터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어도비에 인수된 디자인 툴 회사 피그마 창업자 딜런의 이야기 : 완벽주의를 포기하자 (Dylan Field Figma Foudner Forbes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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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에 인수된 디자인 툴 회사 피그마 창업자 딜런의 이야기 : 완벽주의를 포기하자 (Dylan Field Figma Foudner Forbes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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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9일 오후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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